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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레슬링 김일 추모 '포에버 히어로4'/ 그때 그감동… 잠든 투혼이 깨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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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레슬링 김일 추모 '포에버 히어로4'/ 그때 그감동… 잠든 투혼이 깨어났다

입력
2009.10.28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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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프로레슬링이 뭐야?" "옛날에 인기를 끌던 경기야." "흑백사진 속에 저 아저씬 누구야?" "김일이라는 유명했던 레슬링 선수야!"

프로레슬링계 큰별 김일이 세상을 떠난 지 딱 3년째인 26일. 서울 올림픽공원 제2체육관에서 그를 기리는 추모행사가 열렸다. 세계챔피언으로 군림하던 시절부터 장례식 장면까지. 고(故) 김일의 일생을 담은 사진 31장이 프로레슬링에 대한 향수를 가진 아버지와 프로레슬링이 뭔지 모르는 아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김일의 일생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상이 흐르자 장내는 숙연해졌다. 고인이 좋아하던 가수 윤수일씨가 추모시 <영웅을 기리며> 를 낭송했고, 내외 귀빈은 고인의 영정 앞에 국화꽃을 놓았다.

김일 3주기 추모식에 이어 한국일보와 스포츠한국이 주최하고, 한국프로레슬링연맹이 주관한 '2009 포에버 히어로(Forever Hero) 4'대회가 열렸다. 100㎏이 훌쩍 넘는 거구가 4각의 링 위에서 내동댕이쳐질 때마다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프로레슬링은 거짓말이다"던 남자 고교생들은 점차 프로레슬링에 빠져들었다. "야, 나쁜 놈아. 반칙하지마.""아유, 저걸…. 날려 버려!" 1,000여 관중은 어느덧 프로레슬링의 묘기에 흠뻑 빠져 들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이왕표와 밥 샙(미국)의 세계프로레슬링협회(WWA) 타이틀 매치. 김일의 수제자이자 프로레슬링의 간판스타 이왕표와 K-1을 주름잡던 인기스타 밥 샙이 링 위에 올라서자 경기장은 흥분의 도가니였다.

밥 샙이 무시무시한 힘을 앞세워 이왕표를 가격하자 탄식이 흘렀다. "이왕표 이겨라, 이왕표 이겨라"를 외치던 어린이의 함성은 "밥 샙 져라, 밥 샙 져라"로 바뀌었다. 어린이의 응원을 등에 업은 이왕표의 드롭킥이 밥 샙의 얼굴을 수 차례 가격했다.

밥 샙을 링 중앙에 쓰러트린 이왕표가 링 포스트 위에 올라갔다. 회심의 일격을 날리려던 순간 철제 의자가 이왕표의 머리를 가격했다. 앞서 WWA 태그 매치 챔피언 벨트를 뺏긴 레더 페이스(미국)가 이왕표에게 앙갚음을 한 것이다.

이 틈을 놓치지 않은 밥 샙이 재빨리 이왕표의 몸 위에 올라탔고, 심판은 "원 투 스리"를 외친 뒤 샙의 TKO승을 선언했다. 밥 샙이 챔피언 벨트를 받고 퇴장할 때까지 링 위에 누워 있던 이왕표는 마이크를 들고 "여러분, 죄송합니다. 반드시 타이틀을 되찾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해 종합격투기 규칙으로 맞붙은 적 있다. 당시 이왕표가 팔 가로누워 꺾기로 이겼지만 이번엔 밥 샙이 반칙에 힘입어 WWA 헤비급 세계챔피언 벨트를 뺏었다. 관중의 걱정 속에 이왕표는 "내년엔 꼭 도둑 맞은 챔피언 벨트를 되찾겠다"는 말을 남기고 쓸쓸히 퇴장했다.

이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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