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최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우리나라의 대통령"이라고 추켜세운 것이 북한 권력 중심부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고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이 북한 정권에 가까운 관계자를 인용해 27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김영남 위원장은 양형섭 상임부위원장의 전용차가 노후해 교체할 필요가 있다고 김 위원장에게 말하려 했지만 여름 이후인 최근 면회 때 말을 꺼내지 못하자 김 위원장이 눈치를 채고 "뭔가 할 말 있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김영남 위원장이 그때 자동차 이야기를 꺼내자 김 위원장은 "대통령이 말씀하신 것이니 저는 반대할 수 없습니다. 위원장은 국가원수가 아닙니까"고 정중하게 답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김영남 위원장은 "제가 대통령이라니요"라고 응답했다.
북한은 4월 헌법개정을 통해 국방위원장을 국가원수로 명확히 했지만 이후에도 김영남 위원장이 각국 대사의 신임장을 받는 등 대외 원수 역할을 계속 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절대권력인 것은 의심할 바 없다"며 "연장자인 김영남 위원장을 추켜세워 자신의 권위를 해칠지도 모를 농담을 할 수 있는 것은 권력에 조금도 흔들림이 없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분석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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