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측 민간인 한 명이 강원 고성군 동부전선의 3중 철책을 뚫고 월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군은 북한이 월북 사실을 밝히기 전까지 이를 전혀 알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경계 태세에 심각한 허점을 드러냈다.
합동참모본부는 27일 "북한 조선중앙방송에서 '남한 주민 강동림(30)이 10월 26일 동부전선 군사분계선을 넘어 자진월북했다'고 보도한 것과 관련, 동부전선 22사단에서 철책 절단흔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최전방 철책이 뚫린 것은 2005년 6월 북한군 병사 한 명이 강원 철원군의 중동부전선 3중 철책을 뚫고 월남한 이후 4년 4개월 만이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방송 등은 이날 강씨가 26일 동부전선 군사분계선을 넘어 "자진월북"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강씨에 대해 "남조선군 22사단 56연대 3대대 9중대 1소대에서 근무"했으며 강씨가 "자기의 의거 염원이 실현된 데 대하여 기쁨을 금치 못하고 있다. 지금 그는 해당기관의 따뜻한 보호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합참은 "월북한 강씨는 2001년 9월 18일부터 2003년 11월 10일까지 철책이 훼손된 해당 부대에서 근무했다"고 밝혔다. 강씨는 9월 12일 자신이 일하던 전북 진안군의 농장 주인을 폭행한 혐의로 같은 달 25일 체포영장이 발부돼 경찰의 수배를 받아왔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의 방송 이후 해당 지역 철책을 점검해 절단 현장을 확인했다"며 "구체적인 철책 절단 시점, 당시 상황과 부대 경계상황 등을 정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