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5일 "아직 북한의 의도가 불투명하며 핵을 포기하겠다는 결단을 내렸다는 징후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태국 후아힌에서 아세안(ASEAN)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16개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업무 오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국제사회는 대화의 길을 계속 열어놓되 유엔안보리 결의 1874호의 엄격한 이행 등 단합된 입장을 유지하면서 북한으로 하여금 진정한 대화로 나오도록 해야 한다"며 "북한이 핵 포기 결단을 내리고 조속히 6자회담으로 복귀하도록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언급은 남북 대화의 문을 열어 놓되 남북정상회담 개최 문제에서는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북한이 핵 포기 의지를 밝혀야 정상회담을 가질 수 있다는 뜻도 강조한 것이다.
또 최근 제3국에서 진행됐던 남북간 비밀접촉에서 우리 정부가 북측으로부터 북핵 문제 해법에 대해 만족할 만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는 점을 함축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북핵 문제가 근본적 해결 없이 대화와 긴장을 오가고 전진과 후퇴, 지연을 반복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됐으므로 이런 전철을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며 "이런 판단에 따라 북핵 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위한 일괄타결 방안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은 24일 후아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남북정상회담 추진과 관련 "이면협상이나 이면계약은 없을 것"이라며 "정상회담은 민족을 위한 진정성이 담보돼야 하며 북핵 문제 해결의 진전에 도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원칙 없는 만남, 만남을 위한 만남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 변함없는 우리 정부의 입장"이라면서 "투명한 공개 원칙도 필요한 상황이 오면 지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중 옥수수 지원계획 발표
한편 정부는 이르면 금주 초 옥수수 1만~3만 톤 가량의 대북 인도적 지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아힌(태국)=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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