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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회 한국일보문학상 본심 후보작 5편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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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회 한국일보문학상 본심 후보작 5편 선정

입력
2009.10.2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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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세계를 가진 작가들 가운데 산문정신과 스타일, 양 면에서 더욱 진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들에 주목했습니다."

이청준의 <이어도> (1975), 신경숙의 <풍금이 있던 자리> (1993), 현기영의 <지상에 숟가락 하나> (1999) 등 우리 현대문학을 이끌어온 작가들의 당대를 대표할 만한 작품들을 격려해 온 한국일보문학상의 제42회 본심 후보작 5편이 결정됐다.

올해 한국일보문학상 예심은 문학평론가 우찬제(47ㆍ서강대 교수), 이광호(46ㆍ서울예대 교수), 신수정(44ㆍ명지대 교수)씨가 맡았다. 심사위원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국내 문예지 16종에 발표된 중ㆍ단편 소설 287편과 같은 기간에 발행된 소설집 35권, 장편소설 37권을 심사 대상으로 삼았다.

지난 22일 회동한 예심 위원들은 대상 작품들 중 김숨(35)씨의 장편소설 '철', 김연수(39)씨의 단편소설 '당신들 모두 서른 살이 됐을 때', 이홍(31)씨의 경장편소설 '성탄 피크닉', 전성태(40)씨의 단편소설 '이미테이션', 한유주(27)씨의 단편소설 '막' 등 5편을 본심에 올릴 후보작으로 결정했다.

난상토론 끝에 결정된 본심 후보작 5편은 단편, 경장편, 장편을 망라함으로써 오로지작품성을 기준으로 한 해 동안 한국문학이 거둔 최고의 성과를 가린다는 한국일보문학상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기존에 이름이 알려진 작가부터 처음으로 문학상 후보에 오른 신진 작가까지 포괄함으로써, 우리 문학의 성숙도와 참신성을 두루 엿볼 수 있다는 것도 심사위원들의 결론이었다. 다만 "연재 공간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장편소설의 생산이 두드러지지 않은 점, 최근 작품 발표 기회가 중견 작가들에 비해 젊은 작가들에 편중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우려도 나왔다.

김숨씨의 장편 '철'은 "철강노동자의 삶의 현장을 통해 자본에 의한 물신화의 문제를 그로테스크하게 그린 역작"이라는 평을 받았다. "산업화에 대한 재평가 문제와 관련된 서사적 기획의 일환으로 산업화시대의 음화와 양화를 반성적 거리감으로 조망한 소설"이라는 분석도 덧붙여졌다. 하지만 "소재는 강렬하고 직정적이나 인물 간의 유기성이 다소 약한 점이 아쉽다"는 평도 나왔다.

김연수씨의 단편 '당신들 모두 서른 살이 됐을 때'에 대해서는 "시간과 이야기에 대한 작가의 정교하고 유려한 서사능력을 보여주며, 존재의 연민과 우수에 대한 사려 깊은 성찰과 이야기의 흡인력이 뛰어나다"는 호평과 함께 "청춘에 대한 의미 부여가 지나치게 감상적이고 관념적이라는 인상"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이홍씨의 경장편소설 '성탄 피크닉'은 "강남의 신풍속을 위악적으로 다루면서도 사회ㆍ윤리적 상상력을 결합해 풍속소설의 단면을 넘어섰다"는 평과 함께 "세태적인 터치가 아닌 '사회파 스릴러'다운 독창적인 스타일로 강남 공간을 리얼하게 묘파, 이 영역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수작"이라는 찬사가 더해졌다. 다만 "작품에서 다루는 사회 문제가 새삼스럽지 않다. '강남 신화'의 해체를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좀더 고민해야 한다"는 문제제기도 있었다.

전성태씨의 단편 '이미테이션'은 "다문화사회로 가는 과정에서 차이와 차별을 넘어 사회문화적 연대의 의미를 흥미롭게 탐구한 작품" "다문화사회와 짝퉁문화라는 우리 시대의 현실을 리얼하고도 아이러니한 방식으로 풀어낸 소설"이라는 평과 함께 "웃음 속의 날카로운 풍자가 다소 아쉽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유주씨의 단편소설 '막'에 대해 심사위원들은 "기차 속의 시간과 공간이라는 제한된 상황에서 이야기의 구축을 근원적으로 문제 삼는 극단의 실험을 보여주는 소설"이라는 점을 주목했다. "엇비슷한 이야기와 문장으로 씌어진 평균 수준의 소설이 많은 상황에서 고집스럽게 자기 스타일을 모색하는 작가의 개성이 돋보인다"는 평도 곁들여졌는데, 작품의 난해성에 대해서는 반론도 제기됐다.

올해 제42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은 본심을 걸쳐 11월 중순 발표될 예정이다. 한국일보는 11월 2일(월)자부터 본심에 오른 작가 5명의 인터뷰를 게재한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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