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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人] 김문수 경기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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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人] 김문수 경기도지사

입력
2009.10.2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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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보다 면적은 17배 넓고 인구는 100만명이 많은 경기도. 그러나 이 지역은 개발이나 발전과는 거리가 멀었다.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도 드물었다. 환경 보호와 서울 발전의 후배지라는 이유로 규제를 당연하게 생각해온 것이다.

김문수(57) 경기도지사가 이런 고정관념에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경기도에 대한 규제를 확 풀고 이 지역을 동북아 허브로 키워야 한국 경제가 도약한다고 그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역대 32번째 경기 도백, 민선으로 쳐도 4기 경기도지사이지만 이 지역의 규제 철폐를 공론화한 인물은 그가 처음이다. 그는 얼마 전 이 문제를 주제로 <나는 자유를 꿈꾼다. 규제감옥 경기도에서> (경덕출판사)라는 자전 에세이도 냈다.

경기도지사 집무실에서 만난 그는 할 말이 많은 듯했다. "서울에서 말하면 전국에 전파됐는데, 경기도에서는 그게 쉽지 않다"고도 했다.

그는 경기도에 대한 규제가 어느 정도인지를 남이섬과 자라섬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두 섬은 500미터 거리에 있다.

"남이섬은 호텔을 짓는 등 개발에 나서 국제 관광지로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자라섬에는 호텔도, 커피숍도 지을 수 없습니다. 이유는 딱 하나. 남이섬은 강원도이고, 자라섬은 경기도이기 때문입니다. 자라섬 주민들은 요즘 자기네 섬을 강원도에 편입시켜달라고 청원하고 있습니다."

그는 "2006년 7월 도지사 취임 당시에 비하면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에 삼성, LG 등의 대기업 공장을 유치하고, 서울과 수도권을 연결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를 만드는 게 요즘 그의 현안이다.

그의 목표대로 경기도 개발이 활발해지면 부작용은 없는 걸까.

"규제 대신에 친환경적으로 개발하도록 허용해야 진짜 '그린(Green)'이 됩니다. 경기도의 그린벨트는 불법 창고와 비닐하우스 천지입니다. 아무 것도 짓지 못하도록 한 결과 오히려 환경이 파괴되고 있습니다."

또, 그는 "수도권 규제에는 수도권을 억제하면 강원, 충청 등 지방이 발전할 것이라는 가정이 깔려 있지만 실은 수도권이 발전하지 않아 지방 발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경기도를 동북아 경제 중심권으로 발전시켜야 지방 경제가 살고 한국경제가 도약한다"고 말했다.

왜 그가 경기도정을 책임지고 나서야 규제 문제가 눈에 들어왔던 걸까.

그는 "세상이 당연하게 여기는 것에 문제가 없는지를 생각하며 살아왔다"고 말했다. 문제의식을 가진 그가 경기도를 책임지자 문제가 보인 것이다.

문제의식은 그의 인생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그는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후 두 차례 제적, 두 차례 투옥됐고 25년만에 졸업했다. 그는 "그 때 세상은 자본주의를 말하고 있었지만 나는 자본주의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1980년대 후반, 구 소련과 동구권이 무너지고, 러시아 여성이 빵 한 조각을 위해 몸을 파는 것을 목격하고 나서야 그는 사회주의와 결별했다.

그는 "운명은 개척하는 사람의 몫이며, 옳다고 믿는 것을 유정유일(惟精惟一ㆍ오직 정성스럽게 오직 한결같이) 밀고 나가면 성과를 내게 된다"고 말했다. 유정유일은 그의 좌우명이다.

향후 계획과 관련, 그는 "확실한 것은 한나라당 탈당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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