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프로야구/ 7차전 9회말 드라마로 이룬 V10 금자탑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프로야구/ 7차전 9회말 드라마로 이룬 V10 금자탑

입력
2009.10.26 00:10
0 0

6회 초가 끝났을 때 스코어는 5-1 SK 리드. KIA 응원단은 풀이 죽었다. 응원단장이 "아직 기회가 있습니다. 힘내서 응원합시다"고 독려했지만 막대풍선 소리는 크게 줄어들었다. 여기저기서 KIA 관계자들의 한숨과 탄식이 쏟아졌다.

끝난 듯한 분위기에서 돌파구를 연 것은 '나지심' 나지완(24). 나지완은 6회 말 무사 1루에서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뿜었다. 분위기를 반전한 KIA는 7회 고졸신인 안치홍의 솔로홈런과 김원섭의 적시타로 마침내 5-5 균형을 되찾았다.

우승의 9부 능선을 넘은 듯했던 SK는 급격히 가라앉았고, 지옥의 문턱에서 빠져 나온 KIA는 바람을 탔다. 9회 말 KIA의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 선두타자 김원섭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자 그라운드에는 연장의 분위기가 감돌았다.

하지만 6회 추격의 불씨를 댕기는 홈런을 뿜었던 나지완이 결국 '사고'를 쳤다. 나지완은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채병용의 몸쪽 143㎞짜리 직구를 당겨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끝내기 홈런을 날렸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한 나지완은 1루를 향해 천천히 걸어가다 타구가 담장을 넘어간 것을 확인하자 두 손을 번쩍 치켜든 채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KIA가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나지완의 끝내기 홈런을 앞세워 6-5 대역전승을 거두고 시리즈 전적 4승3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KIA의 우승은 'V 9'을 이뤘던 1997년 이후 12년 만이자 2001년 8월 KIA로 바뀐 이후로는 처음이다. 타이거즈는 전신 해태 시절부터 올해 KIA까지, 한국시리즈 10회 진출에 10회 우승을 이뤘다. '우승확률 100%'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대기록이다.

7차전에서 홈런 두 방을 터뜨린 나지완은 기자단 투표에서 총 61표 가운데 41표를 얻어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지난해 KIA 지휘봉을 잡은 조범현 감독은 SK 감독 시절이던 2003년 준우승의 한을 풀고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우승 감격을 누렸다.

이날 7차전은 역대 한국시리즈 가운데 가장 드라마틱한 경기로 기억되는 2002년 삼성-LG의 6차전에 버금가는 명승부였다. 두 팀은 각각 7명씩, 총 14명의 투수를 투입, 4시간27분간의 혈투를 벌였고 승부는 9회 말 1사에서 갈렸다. 2002년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삼성은 9회 초까지 LG에 6-9로 뒤져 패색이 짙었지만 이승엽의 3점 홈런에 이은 마해영의 끝내기 홈런으로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뤘다.

3연패에는 실패했지만 SK는 역시 강했다. SK는 에이스 김광현, 불펜의 핵 전병두, 안방마님 박경완이 없는 가운데에도 플레이오프 2연패 후 3연승, 한국시리즈 2연패 후 2연승의 전력을 보였다. 하지만 마운드 고갈 탓에 마지막을 버티지 못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양준호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