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아세안(ASEANㆍ동남아국가연합) 정상들은 24, 25일 태국 후아힌에서 열린 한ㆍ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한·아세안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24일 오전 한ㆍ아세안 정상회의에서 기존의 '포괄적 협력동반자관계'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내용을 담은 한ㆍ아세안 현인그룹의 최종 보고서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 회의에서 개발 협력, 저탄소 녹색성장, 문화·인적 교류 등 3대 분야별로 올 6월 제주도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의 후속 이행 과제를 점검했다. 이 대통령은 녹색성장 분야에서 동아시아 기후파트너십 기금으로 지원하기로 약속한 2억 달러 가운데 1억 달러를 대(對) 아세안 협력 사업에 활용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24일 오후 아세안+3(한ㆍ중ㆍ일) 정상회의에서는 북핵 일괄타결 방안인 '그랜드 바겐' 구상에 대한 참가국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아세안 정상들은 내년 11월 한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대한 기대를 표명했고, 이 대통령은 아세안 의장국인 베트남을 G20 회의에 초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통령은 25일 '아세안+3' 국가 및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16개국 정상들이 참여하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 G20회의의 성공적 개최와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협력을 당부했다.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등 동남아 3국 순방 과정에서 나타난 이 대통령의 메시지는 한국의 기술과 자본, 아세안의 풍부한 자원을 공유하자는 것으로 요약된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아세안 정상들이 한ㆍ아세안 정상회의 성명을 통해 "한국의 신(新) 아시아 외교구상이 양측 관계 강화에 기여할 것을 확신한다"면서 이 대통령의 아시아 외교에 대해 호평한 점이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24일 논평 기사에서 "아세안에서 영향력을 갖겠다는 한국의 욕망은 아세안에 건설적 영향을 미쳤고 전반적으로 환영 받고 있다"며 "최근까지 한국은 (아세안에서) 입지가 두드러지지 않았으나 이제는 이름을 떨칠 정도의 자신감과 돈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IHT는 이어 "(한국은 아세안에게) 미국, 일본, 중국의 대안이 될 만큼 중요하다"면서 "한국의 영향력 확대를 중국과 일본이 주시하지 않는다면 중국은 더 많은 것을 잃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대통령은 동남아 3개국 순방을 마치고 25일 밤 귀국했다.
후아힌=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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