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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MVP 나지완 "갈고닦아 우타 최희섭 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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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MVP 나지완 "갈고닦아 우타 최희섭 야망"

입력
2009.10.2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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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지심' 나지완(24ㆍ182㎝ 95㎏ㆍKIA)은 신일고 시절 투수와 타자를 겸했다. 양수겸장이긴 했지만 어느 쪽 하나 특출하진 않았다. 투수로는 부산고 장원준(롯데), 청원고 오재영(히어로즈) 등에 비할 바가 아니었고, 타자로는 동성고 김주형(상무), 대구고 박석민(삼성), 덕수고 이용규(KIA) 등과는 비교가 안 됐다.

프로의 지명을 받지 못한 나지완은 단국대에 진학한 뒤 타자에 전념했다. 투수 출신인 까닭에 손목 힘이 남달랐고, 수 싸움에도 능했다. 대학시절 나지완은 '밀어치기 홈런왕'으로 이름을 날렸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번(전체 5번)으로 KIA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다.

나지완을 스카우트한 김경훈 전 KIA 스카우트팀장은 "세기가 부족하고 거친 맛은 있지만 힘만은 심정수 못지않다. 잘 성장하면 30방 이상 칠 수 있는 오른손 거포가 될 것"이라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올해 홈런 23방을 터뜨리며 가능성을 인정받은 나지완은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6회 말 추격의 불씨를 댕기는 2점 홈런에 이어 9회 말 끝내기 홈런까지 큼지막한 대포 두 방을 쏘아 올렸다.

경기 후 나지완은 기자단 투표에서 총 61표 가운데 41표의 몰표를 받고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나지완은 서울에서 나고 자랐지만 '뿌리'는 타이거즈다. 나지완의 부친 나봉길(52)씨는 30년 전 상경해 지금은 서울 수유리에서 살고 있지만 고향은 전남 장성이다. 나지완은 "늘 고향은 장성이라고 생각했고,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는 게 꿈이었다"고 말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나지완은 7차전을 앞두고 간절한 기도를 했다. '팀이 이길 수만 있다면 뭐든 희생하겠습니다.' 나지완은 '조연'을 구했지만, 신은 나지완에게 '주인공'을 선물했다.

팀 선배 최희섭을 가장 존경한다는 나지완은 "(최)희섭이 형은 배울 점이 많은 선배다. 야구에 임하는 자세, 풍부한 경험 교과서 같은 형"이라며 "지금 내 위치에서 어떤 선배처럼 되고 싶다는 말은 주제 넘는 것 같지만, 경험을 더 쌓고 약점을 보완한다면 '오른손 최희섭'도 꿈꿀 수 있지 않겠냐"며 환하게 웃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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