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이 다시 대통령 선거전에 돌입했다. 부정선거 논란 등 두달여간의 시비 끝에 다음달 7일 결선투표에 합의한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과 압둘라 압둘라 전 외무장관이 24일 본격 선거운동을 시작했다고 AP 통신 등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하지만 만연한 선거부정에 대한 실망과 탈레반의 위협 등으로 분위기는 썰렁하다.
1차 선거 결과 카르자이 49.67%, 압둘라 30.59% 득표로 과반을 넘는 후보자가 없어 결선투표까지 갔지만, 여전히 승리는 카르자이의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1차 때 논란이 됐던 566만표중 100만표 이상에 부정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는 등 선거 부정에도 불구하고 아프간 다수 종파인 파슈툰족이 여전히 카르자이를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 관리 기구도 여전히 카르자이 측 인사들이 장악하고 있다.
압둘라 후보 측은 24일 지난 1차 선거에서 편파성과 투표 부정 공모 등을 이유로 아프간 독립 선거관리위원회(IEC) 최고위 인사 3명을 고소했다. 압둘라 후보 측은 "카르자이 수족들이 다시 2차선거관리를 담당하고 있다"며 "선거 부정이 또 일어날 것"이라고 반발하는 상황이다.
한때 카르자이와 압둘라 후보간의 연정 가능성이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다는 서방 보도가 잇따랐지만 불발에 그쳤다. 압둘라 후보는 24일 CNN인터뷰에서 "카르자이가 승리해도 그 정부에서 일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연정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못박았다.
한편 투표용지가 이번주 초 각 투표소에 도착할 예정에 있는 등 선거 준비가 한창이다. 34개 부족 대표들도 24일 수도 카불에 모여 주민들의 투표를 독려하기로 뜻을 모았다. 반면 탈레반은 성명을 통해 "투표하는 자는 응분의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탈레반은 지난 8월 1차 선거에서 투표소에 로켓포를 쏘고 곳곳에서 잉크가 묻은 손가락을 절단하는 등 폭력사건을 일으켰다. 아프간 군경과 나토군 10만명은 투표소 호위에 나설 예정이지만 여전히 국민들은 투표를 꺼려 투표율은 1차(38.7%)때 보다 낮을 전망이다. 유엔 측은 "이번 2차 선거에 3억8,000만달러의 경비가 추가될 것"이라고 밝혔다.
채지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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