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매가 열리지 않아 역겨운 냄새가 없고 가지치기도 필요 없는 가로수용 은행나무가 개발됐다.
국립산림과학원은 22일 "전국 은행나무 수나무 가운데 수형이 아름다운 개체목들을 선별, 10년 동안 반복 시험을 거쳐 가로수에 적합한 품종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현재 가로수용 은행나무는 가지 폭이 넓게 생장하는 반면, 이번에 개발된 은행나무는 원추형으로 자라기 때문에 따로 가지치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 따라서 교통 표지판이나 건물 간판을 가리는 일도 크게 줄 것으로 보인다.
산림과학원 박형순 박사는 "이 나무는 가지가 위로 자라기 때문에 협소한 공간을 활용하는 가로수용으로 적합하고 가지치기가 필요 없어 예산절감 효과도 크다"고 말했다.
새로 개발된 은행나무는 수나무여서 가을철 열매에서 나는 약취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암나무에서 열리는 열매는 겉껍질에 함유된 '비오볼'(Biobol)이라는 물질 때문에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데다, 시민들이 은행 열매를 줍기 위해 차로에까지 나서는 통에 교통사고 위험도 문제가 돼왔다.
산림과학원은 내년부터 전국에 이 품종을 보급할 계획이어서, 시민들이 길에 떨어진 노란 은행 열매를 주으며 가을 정취의 한자락을 느끼던 도심 속 풍경이 머지않아 사라질지도 모른다.
강주형 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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