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자바 섬 서쪽에 위치한 항구 도시 메락에 최근 250명 가량이 탄 낡은 목선 한 척이 예인됐다. 탑승자들은 스리랑카 소수민족인 타밀족. 내전으로 황폐화한 고향을 떠나 호주로 가는 길이었다.
MBC 시사프로그램 'W'는 23일 밤 11시 50분 고향을 떠나 낯선 땅에서 새 삶을 꿈꿀 수밖에 없는 타밀족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한다.
타밀족 난민은 지난달 말 1인당 우리 돈 약 1,700만원을 주고 호주행 목선에 올라탔으나 승선 2주가 지난 이달 11일 인도네시아 해군에 붙잡혔다. 오도가도 못하고 발이 묶인 이들 난민의 유일한 소원은 그들을 받아줄 나라로 망명하는 것이다. 26년간 이어진 내전으로 고향은 더 이상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 됐다.
이들이 호주를 목적지로 택한 이유도 단순하다. 호주는 그들이 의탁할 수 있는 서양 국가 중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나라다. 그러나 그들의 기대와 달리 호주는 밀입국자를 마냥 보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호주 정부는 타밀족의 입국을 막기 위해 인도네시아 정부에 그들의 항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떻게든 제3국으로 망명하고 싶다는 타밀족 난민은 배에서 내리기를 거부했다. 땅에 오르는 순간 스리랑카로 송환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그들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망명이라는 자신들의 목적을 관철하기 위해 이틀 동안 단식 투쟁을 했고 일부는 가스통을 들고 완강히 저항했다.
이들 난민 250여명은 빈약한 식량 때문에 배를 주리고, 화장실 하나를 나눠 쓰며 불편을 겪고 있지만 미래를 위한 투쟁은 멈출 생각이 없다. 프로그램은 억류된 배에서 멀미, 탈진과 싸우면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타밀족의 호소를 안방에 전한다.
'W'는 또 지난주에 이어 두 번째로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남쪽의 메마른 땅 사헬의 모습을 방송한다. 대한민국 면적의 13배에 달하는 거대한 나라 니제르의 활기찬 가축 시장 모습을 보여준다. 모래 속에서 소금을 캐는 니제르인을 통해 삶의 소중함을 되짚는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