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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용호상박' KS… 결국 7차전까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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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용호상박' KS… 결국 7차전까지 갔다

입력
2009.10.25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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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이호준(33)에게 올해 포스트시즌은 '굴욕'이었다. 이호준은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단 2타석에만 들어서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사정은 비슷했다. 이호준은 5차전까지 7타석에서 나와 6타수 무안타(삼진 2개, 병살타 1개) 1볼넷이 전부였다.

김성근 SK 감독은 그러나 23일 잠실 6차전에서 이호준을 선발 6번 지명타자로 내보냈다. 한 경기만 더 지면 끝장인 상황에서 이호준의 경험을 믿었던 것이다. 0-0이던 2회 초 이호준은 첫 타석을 맞았다. 마운드에는 17일 2차전에서 3타수 무안타로 철저히 당했던 윤석민.

이호준은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윤석민의 서클 체인지업이 가운데로 몰리자 손목만으로 가볍게 방망이를 돌렸다. 하지만 방망이 중심에 맞은 타구에는 제대로 힘이 실렸다. 왼쪽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비거리 105m짜리 솔로홈런. 이호준은 포스트시즌 10타석 만에 홈런으로 안타를 신고했다.

2-0이던 4회 추가점도 이호준에게서 비롯됐다. 이호준은 선두타자로 나와 좌전안타로 출루한 뒤 조동화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3점째를 올렸다. SK 선발 송은범의 호투를 감안하면 초반 2점과 3점은 천지차이였다. 송은범은 5이닝 무실점으로 2003년 데뷔 후 포스트시즌 첫 승의 감격을 누렸다.

SK의 3-2 승리. 시리즈 전적을 3승3패로 만든 SK는 승부를 24일 최종 7차전으로 몰고 갔다. 지난해까지 역대 26차례 한국시리즈에서 7차전 이상까지 간 적은 모두 6번 있었다. 올해는 7번째가 된다.

KIA는 2차전 승리투수였던 윤석민이 5이닝 3실점으로 무너진 데다 타선마저 찬스마다 헛방망이를 돌린 탓에 전날 승리의 여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KIA는 0-3으로 뒤진 8회 초 2사 만루에서 최희섭의 2타점 적시타로 턱밑까지 추격했으나 다음타자 김상현이 내야땅볼로 물러난 바람에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7차전은 24일 오후 2시 잠실구장에서 열리며 KIA에서는 오른손 정통파 릭 구톰슨, SK에서는 같은 오른손 정통파인 게리 글로버를 선발투수로 내세운다. 구톰슨은 19일 3차전에서 2이닝 4실점으로 패전을 기록했고, 글로버는 4와3분의2이닝 무실점으로 승리의 징검다리를 놓았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양준호기자

■ 양팀 감독의 말

▲김성근 SK 감독

선수들한테 편하게, 즐기면서 하라고 했는데 결과가 좋았다. 7차전 역시 승부에 집착하지 않고 즐기듯 하다 보면 좋은 경기를 하리라 생각한다. 7차전은 선발 글로버를 비롯해 던질 수 있는 투수들 전부를 투입하겠다.

▲조범현 KIA 감독

1회초 이용규가 도루 실패한 게 뼈아팠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접전 상황으로 몰고 가 다행스럽다. 7차전에 좋은 영향으로 작용하길 바란다. 선발은 구톰슨을 내보낼 계획인데 투수 전원을 준비시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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