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이 8.9%를 기록했다. 세계3위 경제대국 중국의 빠른 경기회복이 세계경제를 견인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더욱 높이는 수치다.하지만 동시에 중국 내에서는 '자산 거품 붕괴'를 경고하며 긴축정책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22일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8.9%라며 올해 전체 GDP는 지난해 동기에 비해 7.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경제 회복세가 가파르자 중국 내에서는 즉시 금리인상 등'출구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 5대 은행인 중국상업은행 친샤오(秦曉) 회장은 21일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를 통해 "중국의 증시와 부동산 시장에 거품이 끼어있다"며 "정부가 신속하게 긴축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 국무원도 20일 "향후 수개월간 통화정책은 안정적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을 관리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국무원이 인플레이션을 경고한 것은 경제위기 시작 이후 처음으로 긴축정책을 고려하고 있음을 강하게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회복세는 수출과 내수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의 막대한 경기부양책과 부채급증에 의존한 것이어서 중국 정부의 고민은 크다. FT는 경기부양책이 올해 중국 GDP에 15~17% 정도 기여한 것으로 추정했는데, 이는 주요국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 올해 들어 9월까지 은행 신규대출은 전년동기대비 149%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부양책을 중단하고 금리를 높일 경우 경제가 즉시 하락세로 전환할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고 경기부양책을 그대로 유지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증시는 연초대비 68%나 치솟아 이미 과열상황이고, 부동산 판매 역시 9월 들어 올해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친 회장은 "중국은 통화 긴축에 나설 경우 내년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현재의 경기부양책을 유지할 경우 조만간 자산가격이 급락하는 '거품 붕괴'를 피할 수 없다는 딜레마에 처해있다"고 분석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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