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가 하루 5만3,000배럴 이상의 석유 및 가스를 생산하는 캐나다 석유기업 하베스트 에너지를 인수했다. 6월 스위스 아닥스사 인수전에서 중국 시노펙에 밀려 고배를 마신 뒤, 와신상담 끝에 거둔 성과다. 이로써 국내 기업들이 세계 곳곳에서 직접 생산하는 석유 및 가스는 하루 24만 배럴을 돌파, 국내 하루 소비량의 8%를 넘어서게 된다.
석유공사는 21일(현지시간) 하베스트 에너지 트러스트 본사가 있는 캐나다 캘거리에서 39억5,000만달러(40억7,000만캐나다달러)에 하베스트 지분 100%와 부채를 인수하기로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대금에는 최근 30일간 주가 평균 대비 47%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됐으며, 18억캐나다달러는 현금으로 지불하고 나머지는 부채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하베스트는 국내 기업의 해외 석유기업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이다. 하베스트는 캐나다 중서부 앨버타, 브리티시컬럼비아, 사스카츄완 등 3개주(州)에 석유 생산광구, 오일샌드 탐사광구와 함께 하루 11만5,000배럴 규모의 정제능력을 갖춘 정유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원유 및 가스 확인매장량은 지난해 말 기준 2억1,990만 배럴이고, 오일샌드도 10억배럴 규모이다. 현재 하루 원유 3만5,000배럴, 가스 1만8,400배럴 등 총 5만3,400배럴을 생산하고 있다. 하베스트 인수가 마무리되면, 우리 기업들이 해외에서 생산하는 석유 및 가스 물량은 하루 18만8,000배럴에서 24만1,000배럴로 급증하고, 자주개발률도 8.1%로 1.8%포인트나 확대된다.
석유공사의 하베스트 인수는 2월 콜롬비아 국영석유회사 에코페트롤과 공동으로 페루 페트로텍(매장량 1억5,000만배럴ㆍ하루 생산량 2만배럴)을 인수한 데 이어, 두번째 해외 석유기업 인수다. 하지만 우리가 단독으로 해외 석유기업 M&A에 성공한 건 처음인데다, 규모도 페트로텍보다는 훨씬 크다.
우리 정부는 올해 안에 하베스트 외에 석유기업 1곳 정도를 추가 인수, 자주개발률을 10% 가까이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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