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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김성근 감독 퇴장… 위기의 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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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김성근 감독 퇴장… 위기의 SK

입력
2009.10.25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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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한국시리즈 5차전. KIA가 2-0으로 앞선 6회말 1사 1ㆍ2루에서 6번 이종범이 친 타구가 2루수 정근우 앞으로 때굴때굴 굴러갔다. 타구를 잡은 정근우는 2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온 유격수 나주환에게 토스했다.

나주환은 베이스를 터치한 뒤 병살을 노렸다. 하지만 1루 주자 김상현이 오른발을 쭉 뻗어 나주환의 송구를 '지능적으로' 방해했다. 김상현의 오른 발끝에 걸린 나주환은 1루에 악송구했고, 이 사이 2루 주자 최희섭은 홈까지 파고들었다.

그러자 나주환은 임채섭 2루심에게 항의했고, 벤치의 김성근 SK 감독도 어필하기 위해 2루 베이스까지 걸어 나왔다. 김 감독은 "수비방해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임채섭 심판은 "정당한 주루 플레이"라고 설명했다. 조종규 심판위원장도 "베이스 러닝에는 문제가 없었고 김상현과 발이 닿았더라도 수비수가 피해야 했다"고 잘라 말했다.

어필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김 감독은 곧바로 선수단을 그라운드에서 철수시켰다. 김풍기 주심은 3분 뒤인 8시23분께 '감독 퇴장'을 선언했다. 지난 6월29일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칙위원회에서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을 철수시킬 경우 감독은 즉시 퇴장'이라는 규정을 신설했다. 감독의 한국시리즈 퇴장은 사상 처음이다.

퇴장을 선언 당한 김 감독은 3루쪽 덕아웃 뒤 감독실로 향했다. 감독실에 들어간 김 감독은 TV를 통해서 남은 경기를 지켜본 뒤 8회말 숙소로 떠났다. 투수 교체 등 이후 경기운영은 이만수 수석코치가 맡았다.

KIA의 3-0 완승. 2연패 후 5차전을 잡은 KIA는 시리즈 전적을 3승2패로 만들며 97년 이후 12년 만이자 통산 10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1승만을 남겼다. 반면 2연패 후 2연승으로 분위기를 반전했던 SK는 남은 2경기를 모두 이겨야 하는 절박한 처지에 몰렸다.

이날 승리로 KIA는 역대 한국시리즈 잠실경기 12승1무1패의 경이적인 승률을 이어갔다. SK는 2007년 한국시리즈 3차전부터 이어온 포스트시즌 잠실경기 연승행진을 '8'에서 마감했다.

초반부터 분위기를 쥔 KIA는 6회에 승부를 결정지었다. KIA는 3회 1사 후 이현곤의 2루타, 김원섭의 내야안타에 이은 이용규의 '개구리 스퀴즈 번트'로 선취점을 뽑은 뒤 6회 최희섭의 적시타와 SK 나주환의 실책으로 2점을 추가,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1차전에서 8이닝 3실점으로 승리를 낚았던 KIA 선발 로페즈는 이날도 9이닝 4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 완봉승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6차전은 23일 오후 6시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SK는 송은범, KIA는 윤석민을 각각 6차전 선발로 예고했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양준호기자

■ KIA, SK 양팀 감독의 말

▲조범현 KIA 감독=3, 4차전서 선취 득점에 실패해 끌려갔는데 오늘은 초반에 점수를 뽑아 게임을 리드할 수 있었다. 이용규가 스퀴즈 번트를 잘 대줘 분위기를 가르는 선취점을 얻을 수 있었다. 선발 로페즈도 기대했던 대로 잘 던져줬다. 6회말 슬라이딩 상황은 정상적인 플레이라고 생각한다. 타자들의 집중력이 경기를 치를수록 나아지고 있어 6차전도 기대할 만하다.

▲김성근 SK 감독=노코멘트.(김성근 감독은 6회말 퇴장 이후 덕아웃 뒤 감독실에서 TV로 경기를 지켜보다 KIA의 8회말 공격 때 숙소로 이동했다. 경기 후 홍보팀 직원이 전화로 경기 총평을 요청했으나 "노코멘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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