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했던 약대 출신 미국인 중산층 청년이 이슬람 지하드(聖戰ㆍ성전)에 심취해 미국 내 쇼핑몰 테러와 정치인 암살을 계획한 혐의로 21일 기소됐다. 미 언론들은 이 국내 자생 테러리스트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모습이다.
이집트 출신 이민자 가정의 2세인 타렉 메하나(27)는 보스턴 매사추세츠 약대를 졸업한 뒤 약사 인턴 자격증을 따고 2003년부터 말보로 월그린사에서 근무해온 약사이다. 그의 아버지는 메하나가 졸업한 약대의 교수로서 교내에서 3차례 '올해의 교수상'을 수상한 저명인사다.
매사추세츠주 서드베리 이웃주민들은 보스턴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눈동자에서 친절함이 넘치는 젊은이였다"며 그가 적개심을 품고 있었다는 것이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직장 동료도 "조용하고, 친절하고, 매너 좋은 청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공범의 진술 등을 토대로 메하나가 9ㆍ11테러가 발생하기 전부터 지하드에 심취했으며, 9ㆍ11 이후 실제 테러를 계획했다고 밝혔다. 그는 2002, 2003년 사이 자신에 동조하는 미국내 자생 지하드인을 찾기 시작했다. 이들은 함께 보스니아와 팔레스타인에서의 이슬람 게릴라 활동을 찍은 비디오를 보고 '알라의 축복 속에 전장에서 사망하는 것'을 숭배하게 됐다. 파키스탄과 예멘 등에서 테러교육을 받기를 원했지만 여의치 않자 무기를 구해 미국 내 테러를 감행할 계획을 세웠다. 미 국민들은 미 정부를 위해 세금을 내는'믿지 않는 자들'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메하나가 개설한 인터넷 블로그 등을 주시하던 미 당국이 20일 그를 체포하면서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메하나의 아버지는 "쇼일 뿐이며, 혐의를 믿지 않는다"고 아들의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