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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200명을 위한 밥… CJ의 아름다운 장사/ 8억 들여 희귀병 환자용 햇반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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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200명을 위한 밥… CJ의 아름다운 장사/ 8억 들여 희귀병 환자용 햇반 개발

입력
2009.10.25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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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200명을 위한 특별한 즉석밥이 나온다.

CJ제일제당은 단백질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선천성 대사질환자를 위해 26일부터 '햇반 저단백밥'(사진)을 출시한다. 단백질 대사과정에 필요한 체내 효소가 일부 결핍돼 단백질이 함유된 음식을 맘껏 먹을 수 없는 희귀환자를 위한 기능성 제품으로, 일반 햇반(쌀밥)에 비해 단백질 함유량이 10분의 1에 불과하다.

7개월간 약 8억원을 들여 개발했다. 현재 '페닐케톤뇨증'(PKUㆍ단백질을 섭취하면 지능이 저하되는 증세)을 비롯해 단백질 제한이 필요한 관련 환자는 국내에 200여명. 제품가격은 제조원가 수준(1,800원)에 연 매출을 5,000만원으로 예상하니 단순계산으로도 16년이 걸려야 투자비용에 다다른다. 이익을 생명으로 여기는 기업이 대놓고 밑지는 장사를 하는 셈이다.

남다른 사연 때문이다. 유창민(40) CJ제일제당 부장은 PKU를 앓는 딸(5)이 있다. 젖먹이 때는 특별 제조된 분유를 먹였는데, 밥을 먹기 시작하자 국내엔 저단백밥이 없어 일본 제품을 사야 했다. 개당 4,000원으로 비쌀뿐더러 밥이 떡처럼 뭉개지고 딱딱해 맛도 없고 아이가 먹기도 힘들었다.

올 2월 윤 부장은 김진수 CJ제일제당 대표와 면담을 하던 중 PKU와 딸의 사연을 전했다. 그리고 "최고의 즉석밥 기술을 가진 CJ가 저단백밥을 만들 수는 없느냐"고 용기를 내 물었다. 김 대표는 즉석에서 제품개발을 결정했다. 난데없는 사장의 지시를 받은 '쌀 가공 연구팀'도 사연을 접한 이후 최선을 다해 일본 제품보다 맛은 있고 값은 저렴한 밥을 만들었다.

윤 부장은 최근 연구팀에게 편지를 썼다. "여러분이 만든 햇반은 그냥 단순한 밥 한 공기가 아니다. 위로이고 기쁨이고 행복이자 도란도란 나누는 밥상이다." 영원히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없는 제품이지만 적어도 200명의 삶은 바꿀 것이다.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CJ제일제당이 얻은 것이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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