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게 물들어가는 단풍잎을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바야흐로 만산홍엽의 계절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다양한 색깔만큼 보는 이의 마음도 풍요로워집니다.
한편에선 녹색 접두사 붙이기가 대유행입니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녹색'과 '성장'이 결합해 유행을 이끌고 있지만 아무래도 '성장'에 무게가 실려 있습니다. 모든 것이 돈으로 환산됩니다. 멀쩡한 숲을 베어낸 자리에 들어선 대규모 태양광과 풍력 발전소는'녹색에너지'를 생산합니다.
'녹색일자리'에 투입된 인력은 뭇 생명의 터전인 강과 습지를 갈아엎고 '녹색경관'사업에 한창입니다. 이익을 창출하지 못하면 도무지 녹색이 될 수 없습니다. 자연 건강 무공해를 상징하는 녹색의 이미지 왜곡이 심각할 정도입니다.
'녹색산업'의 이름으로 저 단풍나무도 언제 사라질지 알 수 없습니다. 숲의 생명은 다양성에 있습니다. 누구에게는 시와 노래가 되고, 누구에게는 추억과 그리움이 되고, 또 누군가에게는 행복과 여유를 안겨줄 이 나무의 가치는 얼마로 계산할 수 있을까요?
최흥수 기자 chois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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