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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하는 '男다른 男'…그들을 유혹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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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하는 '男다른 男'…그들을 유혹하라

입력
2009.10.25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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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청담동에서 의류 사업을 하는 김모(34)씨는 피부 관리에 관심이 많다. 늘 새로운 고객과 만나는 직업 특성상 효능만 뛰어나다면 여성용 화장품 사용도 마다하지 않는다. 김씨는 "최근에는 남성용 마스크 시트까지 다양하게 출시되는 등 남성전용 제품도 선택의 폭이 무척 넓어졌다"고 전했다.

#14일 미국의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패키지드 팩츠(Packaged Facts)는 "남성을 대상으로 한 외모 관련 산업이 전 세계적으로 5년 내에 850억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남성용 그루밍(grooming) 제품:글로벌 분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남성 패션ㆍ뷰티 산업은 경기 침체기에도 성장을 거듭할 몇 안 되는 분야로, 지금의 610억 달러 규모에서 2014년에는 30% 가까이 늘어나리라는 전망이다.

지난 몇 년간 소비시장을 주도해 온 여성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 경쟁이 포화상태에 달하면서 그 무게중심이 남성 소비자들에게 넘어가고 있다.

특히 소위 '초식남'(남성다움을 추구하기보다 자신의 관심분야에 적극적인 남성)으로 불리는 20~30대가 주도하는 외모 관련 시장의 잠재력을 높이 사는 기업이 늘었다.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외모 가꾸기에 적극성을 띠는 남성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따라잡으려는 기업들의 이색 제품과 서비스 개발 노력이 눈물겨울 정도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헤어제품을 주로 선보여 온 비달사순은 최근 남성용 제모기 'VS 포 맨'을 내놓았다. 이 제품은 여성뿐 아니라 세련된 외모와 깔끔함을 중시하는 남성들 사이에서도 제모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데 착안, 개발됐다. 턱과 코밑수염은 물론, 구레나룻, 눈썹, 다리, 가슴 등 신체 어느 부위에든 사용할 수 있는 뷰티제모기로, 휴대가 간편해 언제 어디서나 스타일을 정돈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필립스가 프리미엄급으로 새로 내놓은 면도기 '드래곤플라이'의 마케팅 포인트는 '탁월한 성능'이 아닌 '피부 자극 최소화'. 면도에 익숙하지 않고,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쓰는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화장품 업체에서는 남성용 눈썹 펜슬까지 내놓았다. 에뛰드하우스의 '블랙엔진 절대눈썹 펜슬'은 가지런한 눈썹 정리를 원하지만 눈썹 펜슬에 익숙하지 않은 남성들의 수요를 읽은 제품이다. 한번에 진하게 그려지지 않고 색상이 엷게 표현되기 때문에 그린 티를 내지 않으면서 눈썹을 뚜렷하게 정돈할 수 있다.

유닉스헤어가 올 여름 출시한 '미니고데기'는 당초 휴가지에서도 '나만의 헤어스타일'을 유지하고픈 여성을 타깃으로 한 상품이었다. 하지만 뜻밖에 남성들의 문의가 잇따르자, 남성 고객을 주요 소비층 리스트에 추가로 올렸다. 휴대를 위한 작고 귀여운 사이즈여서 짧은 머리 모양의 남성들도 손쉽게 스타일링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추세에 맞춰 온라인 쇼핑몰 업계는 아예 남성 고객 전용 매장 꾸리기에 나섰다. CJ오쇼핑이 운영하는 CJ몰은 21일 남성 고객 전용 매장 '포 맨'(For Men)을 열었다. 5만 개 이상의 남성 관련 상품을 한데 모았고, 남성을 위한 옷입기와 최신 유행 아이템을 제안하는 '쇼핑 도우미' 역할도 자처하고 있다.

또 디앤샵이 8월 리뉴얼 오픈 한 남성 전문 멀티숍 '디옴므'도 9월 매출이 전월 대비 230% 늘었고, 역시 8월 롯데닷컴이 문을 연 남성 전용 매장 '롯데맨즈'는 2개월간 5억여원의 매출을 올렸다.

유닉스헤어 관계자는 "이렇다 보니 20~30대 남성들의 구매 행동은 마케터들의 최고의 관심사 중 하나가 됐다"며 "여성들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뷰티 아이템들이 점차 남성시장으로 확장되고 있어 향후 남성을 타깃으로 한 제품들을 다양하게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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