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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교민끼리 빚 싸움 '방콕 권총 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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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교민끼리 빚 싸움 '방콕 권총 살인'

입력
2009.10.25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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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경찰서는 23일 태국 방콕에서 빚 독촉을 하며 자신을 감금 협박한 남성을 권총으로 살해한 혐의(살인)로 태국 교민 문모(49)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문씨는 올해 4월 8일 오전 7시께 태국의 한 호텔에서 폭력배 2명을 동원해 빌려간 돈을 갚으라고 협박한 허모(40)씨를 권총으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문씨는 전날 저녁부터 이 호텔에서 허씨 일행으로부터 빚 독촉에 시달리다 "갈아입을 옷이 필요해 잠시 집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평소 집에 보관해두던 권총을 몰래 갖고 와서 허씨가 잠든 사이에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문씨가 2008년 9월 태국교민 최모(52ㆍ여)씨에게 사업자금 1억5,000만원을 빌렸다가 갚지 못하게 되자, 최씨와 친하게 지내던 허씨가 돈을 대신 받아주겠다고 나섰다가 범행을 당했다고 전했다.

문씨는 범행 후 공항으로 이동해 캄보디아로 달아난 뒤 6개월 동안 현지 병원과 호텔 등에서 도피생활을 하다가 현지 경찰에 체포돼 16일 국내로 압송됐다. 문씨는 경찰에서 "허씨가 돈을 주지 않으면 가족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해 권총으로 허씨를 쐈다"고 혐의를 인정했다.

문씨는 "태국 현지에서 나 자신과 가족을 내 손으로 지켜야 한다"며 7년 전 태국 현지인으로부터 권총을 구입해 보관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태국에서 권총 소지는 불법이지만, 현지인으로부터 쉽게 권총을 구입할 수 있다"며 "정부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생각에서 총기를 갖고 있는 교민들이 많다"고 전했다.

박철현 기자 k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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