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출판도시의 샛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가운데 응칠교가 있다. 낭만적인 계획도시의 분위기와는 좀 어울리지 않는 '응칠(應七)'이란 이름. 그런데 어디에선가 본 적이 있다. 바로 안중근 의사의 어릴 적 이름이다. 배와 가슴에 북두칠성과 같은 일곱 개의 흑점이 있다고 해서 어린 시절의 안중근은 그 이름으로 불렸다. 파주출판도시에는 응칠교 외에 안중근 의사의 흉상도 있다. 출판도시 내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내에 세워진 흉상 앞에서 그의 순국일과 의거일에 추모식이 열린다.
출판인들은 2000년 3월 26일 안중근 의사 순국 90주기를 기념, 파주출판도시에서 그를 정신적인 감리인으로 모시는 행사를 개최했다. 출판도시를 '절제와 균형, 사랑으로 충만한 지혜의 도시'로 만들 것을 다짐하고, 그 다짐을 지키고자 안중근 의사를 정신적인 감리인으로 모신 것이다.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26일)을 앞두고 이기웅 열화당 대표가 최근 고쳐 낸 <안중근 전쟁 끝나지 않았다> 를 읽으면 그가 파주출판도시 건설을 주도하면서 안중근 의사를 얼마나 마음 깊이 품었는지 알 수 있다. 이기웅 대표에게 안중근 의사는 정직과 의지의 상징이었다. 그는 책에서 "내 마음 속 안중근은 역사에서 박제화한 존재가 아니라 오늘의 구체적인 삶 속에 존재함으로써 이 도시에서 행해지는 출판과 건축 그리고 삶 속에 깊숙이 자리해 계시는 살아있는 정신이었다… 그리하여 '안중근 정신'으로라면 어떠한 일이든 의연하게 해낼 수 있으리라 굳게 믿게 되었다"고 적었다. 안중근>
안중근 의사 의거일을 앞두고 그를 기리는 행사가 활발하게 열리고 있다. 학술대회, 전시회, 현장 답사, 각종 공연 등이 진행되고 있으며 책도 여러 권이 나왔다. 어린이책이 많지만 <구태훈 교수의 안중근 인터뷰> 등 성인이 읽을 책도 있다. 구태훈>
안중근 의사의 삶과 사상을 살펴보는 책 한 권 읽으며 그의 의거 100주년을 기념하는 것도 우리 독자들에게는 의미있는 일일 것 같다.
박광희 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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