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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Maker/ 존 케리 美상원, 카르자이 설득 위해 홍차 수십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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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Maker/ 존 케리 美상원, 카르자이 설득 위해 홍차 수십 잔

입력
2009.10.21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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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대선 과반획득 실패를 받아들이고 내달 7일 결선투표에 나서겠다는 발표를 한 20일, 카불 대통령궁 기자회견장에 눈에 띄는 사람이 있었다. 2004년 민주당 대선후보로 나서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에게 석패한 뒤 미 정계의 중심에서 물러났던 존 케리 상원외교위원장.

카르자이를 설득하는 임무를 맡고 지난 주 카불에 급파됐던 케리 위원장은 기자회견 도중 카르자이와 귓속말을 나누는 등 그 사이 둘 사이가 부쩍 가까워졌음을 보여줬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에서 아프간의 결선투표 결정을 환영하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케리 위원장이 건설적인 일을 했다"고 노고를 치하했다. '고집불통' 카르자이의 마음을 돌리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4박5일 일정 동안 케리 위원장과 동행한 미 고위관리는 "케리 위원장은 카르자이를 설득하기 위해 2번의 저녁식사를 포함 총 5번 만남을 가졌으며, 이 과정에서 수십 잔의 홍차와 엄청난 양의 양고기가 필요했다"고 AP통신에 귀띔했다. 이 고위관리는 카르자이가 기자회견 당일 날에도 마음을 바꿔 케리의 애를 태웠는데, 대통령궁 정원을 같이 산책하며 마지막으로 설득해 최종 결심을 이끌어냈다고 긴박했던 설득 과정을 소개했다. 케리 의원은 "합법적인 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 미군 증파는 없다"고 압박하는 한편 "향후 더 확고한 입지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2차투표가 필수적"이라고 카르자이를 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파이낸셜타임스는 "케리의 적절한 중재가 카르자이를 흔들었다", 미국 ABC 방송은 "케리 위원장이 국무장관의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도 18일 '5년 만에 돌아온 존 케리'라는 기사로 오바마 정부의 중요 외교통으로 화려하게 복귀한 케리를 조명했다.

젊은 시절 베트남전 참전 후 제대해 무공훈장을 반납하며 적극적 반전주의자로 변신했던 케리 위원장이 또 한번 전선에서 공훈을 세운 셈이다.

채지은 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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