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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가고 '행복 GDP'시대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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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가고 '행복 GDP'시대 오나

입력
2009.10.21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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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가 늘어나 교도소를 더 지어도 국내총생산(GDP)은 늘어나고, 환경 오염 물질이 배출돼도 생산물만 나오면 GDP는 커진다. 핵폭탄이 제조되어도 GDP는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오른다.

어디 이 뿐인가. A와 B가 제 집을 각각 청소하면 생산량은 '0'이 돼 두 사람은 '앉아서 논 것'이 되지만, 서로 집을 맞바꿔 청소했다면 이것은 숭고한 노동이 돼 국내총생산(GDP)에 플러스가 된다.

GDP의 실상이다. 하지만 이처럼 많은 허점에도 불구하고 경제 지표의 '지존'으로 군림하던 'GDP'의 위상에 변화가 예상된다. 27일부터 30일까지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열리는 '제3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포럼'에서 GDP를 대체할 새로운 지표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2년 전 통계청이 유치한 행사로 130개국, 국제기구, 글로벌기업 등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 회의다.

나흘 간의 행사 중 특히 관심을 모으는 것은 '행복 GDP' 지표를 연구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조셉 스티글리츠 교수의 강연. 최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이 지표를 도입할 뜻을 밝혀 국제 사회의 이목을 끈 바 있다.

이인실 통계청장은 "기존의 GDP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경제, 사회, 환경 상황을 지표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데에 많은 나라들이 공감하고 있다"며 "이번 포럼에서 스티글리츠 보고서의 논의 결과가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럼에는 다닐로 튀르크 슬로베니아 대통령, 세르게이 스테파신 러시아 전 총리,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교수 등이 참여하며, 한국 측에서는 이인실 통계청장, 권태신 국무총리 실장, 김중수 주OECD 대사, 김세원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이사장, 김상엽 녹색성장기획단 단장, 구자영 SK에너지 사장 등이 참석한다.

29일에는 이 청장이 한국인의 삶과 행복도를 점검할 수 있는 한국의 국민 생활에 관한 측정지표에 대해 의견을 피력할 예정이다.

현재까지는 세계가 함께 사용하는 단일 지표가 존재하지 않지만, 캐나다는 웰빙지수를, 일본은 국민생활지수를 만들어 자체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이번 포럼에서는 1인당 GDP가 우리의 10분의 1가량인 2,000달러(2007년)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한 행복도 조사에서 일본(90위)과 우리나라(103위)를 제치고 9위를 차지한 부탄의 사례도 집중 조명될 예정이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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