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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적장애인 미술작품공모전 1·2위 최순철·박혜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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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적장애인 미술작품공모전 1·2위 최순철·박혜신씨

입력
2009.10.21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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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그림에 푹 빠져있을 때 저도 가장 행복합니다. 자신감에 날개를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림실력으로는 서울시장이 된 것이나 다름없지요!"

제4회 서울 지적장애인 미술작품 공모전에서 서울시장상을 수상한 최순철(21)씨의 어머니 이기순(49)씨는 목이 메이는 듯 말꼬리를 흐렸다. 최씨의 작품 '유원지 바다'는 21일 시상식에서 총 출품작 373점 중 1등을 차지했다. 심사위원들로부터 강렬한 색채의 안정되고 화려한 작품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씨는 지적장애와 발달장애 2급으로 언어소통이나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씨는 "몸은 불편했지만 7살 때 만국기를 단숨에 그려낼 정도로 그림에 놀라운 소질이 있었다"며 "최근 몇 년간 가족끼리 놀러간 계곡과 바다의 정취를 표현해낸 이 작품에 아들의 마음이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초ㆍ중ㆍ고를 모두 특수학교에서 보낸 최씨는 시가 지원하는 지적장애인 화가 양성과정에 3년째 참가하고 있다. 이씨는 "아들은 어디를 가든 풍부하게 세상을 감상한 뒤 기억 속에 담아 그려낸다"며 "아들에게 그림은 세상과 소통하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이번 작품전 2등은 '아름다운 계단'으로 서울시의회 의장상을 받은 박혜신(26ㆍ여)씨가 차지했다. 박씨의 어머니 김명희(53)씨는 "지적장애 3급으로 어릴 때 매우 산만해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던 아이를 야외학습을 통해 산과 계곡으로 데리고 다녔는데 그 풍경들이 15년이 지난 지금 그림 속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했다.

김씨는 "유달리 감정이 풍부한 혜신이가 심한 언어장애로 자기 마음의 얘기를 표현해내지 못하는 게 너무 안타깝고 슬펐다"며 "미술학원만 가면 장애와 비장애가 허물어져 자존감을 높여주는 게 참 고맙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27일까지 종로구 인사동 신상갤러리에서 수상작 10점을 포함한 90여 작품을 전시한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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