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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빈' 깜짝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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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빈' 깜짝 성장

입력
2009.10.21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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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주 발표될 3분기 성장률이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서프라이즈'수준이 될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지만, 정작 경기회복의 열쇠를 쥐고 있는 고용과 투자는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ㆍ고용의 뒷받침이 없는 '깜짝 성장'은 결국 정부(재정)가 만들어 낸 '관제(官製) 성장'이란 뜻. 하지만 재정효과는 언젠가는 소멸될 수 밖에 없는 것이어서, 민간부문의 몫인 투자와 고용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내년 이후 경기회복은 낙관할 수 없고 만약 글로벌 경제의 충격이 온다면 '더블딥'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관련기사 6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앞으로 세계경기가 회복되더라도 단기간 내 위기 이전의 수준으로 고용이 회복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유는 민간부문의 고용부진 때문. 윤 장관은 "9월 고용 동향에서 취업자가 7만1천명 늘었지만 공공서비스 부문에서만 급증하고 있고 민간 부문의 자생적 일자리는 오히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9월엔 희망근로와 같은 50만개의 공공부문일자리를 빼면 민간부문의 고용은 큰 폭의 마이너스이며, 그나마도 50~60대 노년층의 일자리만 늘고 있을 뿐 한창 일해야 할 나이인 50대 미만의 일자리는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앞서 이명박 대통령도 "1~2년안에 일자리 문제가 좋아질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정치구호에 불과하다"면서 고용부진의 장기화 가능성을 우려했다.

투자도 마찬가지.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설비투자 비율은 8.8%로 작년 상반기(9.3%)보다 0.5%포인트 낮아졌다.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최저치. 이 같은 부진은 하반기에도 지속되고 있는데, 8월의 경우 설비투자가 전달보다 2.8% 늘었다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두자릿수 감소세(-16.6%)다.

현재 외형상 경기회복속도는 매우 빠른 모습. 내주 초 발표될 3분기 성장률(전기대비)은 1%대에 머물 거라던 당초 전망과는 달리 2분기(전기비 2.6%)에 버금가는 2%대 초ㆍ중반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추세라면 연간 성장률은 0%에 근접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올 초만해도 올해 성장률이 -4%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IMF)까지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속도의 회복세다.

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깜짝성장'이면엔 투자ㆍ고용 부진이 깔려 있어, 미래회복을 낙관할 수 만은 없다는 지적이다. 투자는 미래의 성장잠재력을 결정하는 것이고, 고용은 체감경기와 직결된 것. 투자없는 성장, 고용없는 성장은 경기회복의 추진력을 잃을 수 밖에 없고, 만약 글로벌 침체와 같은 외부적 충격이 가해진다면 국내경제는 '더블딥'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

금융연구원 장 민 거시경제실장은 "경기 불확실성 탓에 기업들은 투자를 꺼리게 되고 특히나 경기 후행적인 고용은 상당 기간 늘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내년에도 고용과 투자의 본격적인 회복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최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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