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국무총리가 21일 경찰의 공권력 행사와 관련, "적법 절차를 엄격히 준수하고 인권에 유념해 품격 있는 법 집행이 되도록 해야 한다"며 쓴 소리를 했다.
정 총리는 이날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경찰의 날 기념식' 축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정 총리는 "경찰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대한 보다 깊은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최근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된 아동성폭력 범죄 등을 의식,"범죄로부터 취약한 어린이와 여성, 장애우, 노인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현장치안과 예방치안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정 총리의 이런 발언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촛불집회 등 각종 시위와 농성에 대한 경찰의 강경 진압과 인권 경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정 총리는 취임 후 이 대통령에게 할 얘기는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지난 3일 정 총리가 취임 후 첫 행보로 용산참사 사망자 분향소를 방문, 유족들에게 유감을 표명한 것도 그의 인권 의식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당시 정 총리는 유족들에게 "자연인으로서 무한한 애통함과 공직자로서 막중한 책임을 통감한다"며"사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총리실 관계자는 "경찰의 날을 맞아 경찰의 긍지와 사기진작을 강조하는 동시에 중도실용과 친서민의 관점에서 인권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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