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ㆍ28 재보선이 중반을 지나면서 후보단일화 여부가 중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단일화가 어떤 식으로 이뤄질지, 아니면 무산될지 등에 따라 여야의 승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다.
단일화가 핵심 변수가 되는 곳은 역시 경기 안산 상록을이다. 한나라당 송진섭, 민주당 김영환, 무소속 임종인 후보의 3파전이 벌어지는 지역이다. 김영환 임종인 두 야권 후보의 단일화가 이뤄지면 단일후보의 승리가 무난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하지만 단일화가 만만치 않다. 김영환 임종인 두 후보측은 21일 단일화에 잠정 합의하고도 공식 발표 전에 언론에 공개됐다는 이유로 최종 합의가 무산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양측은 이날 새벽까지 진행된 마라톤협상 끝에 핵심쟁점인 여론조사 방식 등에 관한 이견을 해소해 오전 10시 공식 발표를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공식 발표에 앞서 임 후보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합의 내용을 밝혀버리고, 이에 김 후보측이 반발하면서 최종 합의에 실패했다.
협상에 참여한 민주당 윤호중 수석사무부총장은 "임 후보의 행위는 공정한 경쟁 원칙을 어겼을 뿐 아니라 후보 적합도 조사의 공정성을 훼손한 것인만큼 (합의는) 무효"라고 주장했고, 임 후보측 장화식 선대본부장은 "단순한 사실 공개에 대해 지나친 반응을 보인다"고 반박했다. 물론 양측은 단일화 노력을 계속한다는 방침이어서 막판 극적 성사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한나라당이 이날 야권 단일화 움직임에 대해 "'떴다방'식 야합"이라며 맹비난 한 것도 단일화 효과를 차단, 경계하려는 것이다.
경남 양산도 단일화가 주요 변수다. 여권 입장에선 한나라당 박희태 후보와 무소속 김양수 후보의 단일화가 박 후보쪽으로 자연스럽게 성사된다면 한층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 관계자는 "야권은 단일화를 쉽게 논의할 수 있지만 여권은 잘못하면 정치공작으로 몰릴 수 있기 때문에 섣불리 추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친박연대 이규택 대표가 이날 양산을 찾아 박희태 후보 지원에 나선 것은 친박을 표방하는 무소속 유재명 후보와 맞물려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양산의 야권 단일화 여부도 주목해야 한다. 민주당 송인배 후보와 민주노동당 박승흡 후보간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박희태 후보를 바짝 추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안산에서의 야권 단일화 여부가 이곳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성사 가능성은 두고 봐야 한다.
충북 증평ㆍ진천ㆍ괴산ㆍ음성의 경우에도 한나라당 경대수 후보와 한나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경회 후보간 단일화가 이뤄진다면 중대 변수가 될 수 있다. 한나라당으로선 단일화 성사시 민주당 정범구 후보를 따라잡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김 후보의 자발적 의사가 아니면 성사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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