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에 대하여' 등을 부른 가수 최백호(사진)씨가 화가로 변신해 서울 종로구 인사동 공 갤러리에서 21~27일 전시회를 연다. 지난해 국립의료원 NMC미술관에서 열린 연예인 단체작품전에 출품한 적은 있지만 화가로서 온전히 자신의 이름을 걸고 대중을 만나기는 처음이다.
그는 먼저"정식으로 그림 공부를 하지 않아 부족한 점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그것은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다는 뜻일 뿐, 그는 학창시절부터 그림에 관심이 많았고 그리기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그렸어요. 중학교 때는 미술반을 했고요. 그러다 고교 때 노래를 부르는 그룹 활동을 하면서 미술과 약간 멀어졌어요. 그렇지만 그 뒤로도 그림은 꾸준히 그렸어요."
화가로 변신한 데는 가수 송창식씨를 통해 알게 된 이두식 홍익대 교수의 격려가 큰 힘이 됐다. 최백호씨는 "송창식 선배의 친구인 이두식 선생이 내 그림을 보고 전시회를 해도 되겠다며 용기를 주었다"고 했다. 이 교수는 "개인전을 준비한다며 모아 놓은 최백호씨의 그림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자유롭게 구사하는 색채와 감성은 그의 노래 색깔과도 같았다"고 말했다.
전시회에는 아크릴화 26점이 나오는데 기타 치며 마이크 앞에서 노래하는 그의 모습을 담은 자화상 1점을 제외하고는 모두 나무를 그린 것이다. 그는 "시골 출신이라 늘 나무를 보고 자랐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교사였던 어머니 때문에 학교 사택에 살면서 주변의 벚꽃나무를 타고 어린 시절을 보냈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각나면 가끔 그곳을 다시 찾는데 사택은 허물어졌지만 벚꽃나무는 그대로다. 그는 "생명이 있는 것 중 가장 변하지 않는 게 나무"라며 "인간 세상과 무관하게 자신의 모습을 버리지 않고 항상 묵묵히 살아 있는 나무가 너무 좋다"고 말했다. (02)735-9938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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