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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8 재보선 현장을 가다] 증평·진천·괴산·음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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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8 재보선 현장을 가다] 증평·진천·괴산·음성

입력
2009.10.20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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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충북 음성군 감곡농협 앞. 10ㆍ28 재선거에 출마한 한 후보의 선거 로고송 소리가 요란했다. 후보는 물론 당 중진까지 가세했지만 유세장은 썰렁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유모(51)씨는 "자기들만 신났죠 뭐. 누가 신경이나 쓰나"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율동을 맡은 선거운동원만 20여명인데 진짜 청중은 10명을 넘지 못했다. 음성 토박이인 김명수(73)씨는 "어차피 누가 어디 군(郡) 출신이냐로 결정날 거여. 팔은 안으로 굽잖여"라고 말했다.

증평ㆍ진천ㆍ괴산ㆍ음성 재선거 표심의 변수는 4개군 간의'소지역주의'다. 4개군을 합친 총면적은 1888.07㎢로 서울시(605.27㎢)의 3배가 넘는다. 그만큼 각 군별 표심은 극과 극으로 차이가 난다.

이번 재선거에도 괴산(한나라당 경대수 후보) 음성(민주당 정범구ㆍ자유선진당 정원헌 후보) 진천(무소속 김경회 후보) 출신 인사들이 각기 텃밭을 무기 삼아 출사표를 던졌다.

인구 구성비로 따지면 음성 출신인 정범구 후보가 유리한 편이다. 총 유권자가 11만명인데 음성(40.2%) 진천(27.3%) 괴산(18.1%) 증평(14.4%) 순으로 인구가 많다. 택시기사 최모(52)씨는 "정범구 후보는 지역에서 발언권이 큰 초계 정씨 문중의 지원을 많이 받고 있는 편"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동향에다 같은 문중 출신인 정원헌 후보의 표 잠식력도 만만치 않다. 한 주민은 "세 살 때 고향을 떠난 정범구 후보가 무슨 음성 후보냐"고 깎아 내렸다.

괴산의 체감 표심은 달랐다. 50대 공무원은 "앞으로 경대수 후보만한 국회의원감이 괴산에서 나오겠느냐"며 "당을 봐서는 망설이면서도 이번에는 경대수라는 정서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슈퍼에서 친구와 맥주를 기울이던 피종선(58)씨는 "한때 괴산 인구가 18만까지 갔는데 진천ㆍ음성이 커지면서 소외됐다"고 말했다.

두 차례 진천군수를 지낸 김경회 후보는 동네 주민의 지원을 업고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한 주민은 "여기에서는 김경회 후보의 세력이 대단하다. 진천 사람이 나오면 조금이라도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30대 자영업자는 길거리의 선거운동원들을 가리키며 "다른 후보들의 운동원들은 대부분 다른 지역 출신인데 김경회씨 쪽은 모두 진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4개군 중 유일하게 지역 후보가 없는 증평군은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이 곳의 핵심 이슈는 괴산과의 통합 문제. 증평군청 주변에는 '회유성 억지통합 결사 반대' '괴산군수는 사과하라' 등의 구호가 담긴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연정애(35)씨는 "6년 전에 떼어 놓을 땐 언제고 이제 와서 통합이냐. 친정이 괴산인 친정 엄마도 통합 반대 후보를 찍는다고 한다"고 말했다.

세종시와 지리적으로 가깝지만 정치권의 세종시 공방에는 대체로 무관심했다. 음성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유영범(44)씨는 "정부 부처가 내려온다고 해도 우리와 관계 없고 안 내려온다고 해도 피해될 것 없다"며 "세종시에 관심을 가진 사람은 열에 한두 명 정도"라고 말했다.

장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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