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절도피의자를 검거해놓고도 놓쳤다가 이틀 만에 붙잡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도주 사실을 상부에는 보고도 하지 않고 피의자를 가출자로 허위신고 하는 등 은폐를 시도하기도 했다.
20일 서울 용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원효지구대는 지난 5월 22일 새벽 2시 45분께 서울 용산구 용문동 한 술집에서 전날 훔친 신용카드를 사용한 혐의로 강모(38)씨를 체포했다. 강씨는 지구대에서 용산서 형사과로 인계됐지만 약 3시간 뒤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그대로 달아났다. 당시 형사과 사무실에는 다수의 경찰이 근무 중이었음에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경찰은 도주 사실을 상부에는 보고하지도 않은 채 강씨를 가출자라고 허위로 신고했다. 이어 경찰은 형사팀과 강력팀 등을 총동원해 체포에 나서 휴대전화 위치추적, 통화내역조회 등을 통해 강씨의 소재를 파악했다. 결국 경찰은 피의자를 놓친 지 이틀 뒤인 24일 강씨를 붙잡았지만 정작 첫 검거와 도주 내용은 빼고 마치 절도 피의자를 처음 검거한 것처럼 보고하고 검찰에 송치했다.
이에 대해 용산서 관계자는 "당직 교대근무 시간에 강씨가 도주했고, 다시 검거한 뒤 도주 사실을 누락하고 절도 혐의를 적용한 것은 맞다"며 "다만 가출신고를 한 것은 실종전담팀을 동원해 수사하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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