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칠기삼(運七技三)’은 운이 7할이고 재주(노력)가 3할이라는 표현으로 어떤 일에 있어 노력보다는 운이 더 큰 역할을 한다는 표현이다. 실제로 성공한 사람 대부분은 ‘운이 좋았다’고 말하는데, 이는 겸손의 표현이기도 하지만 어느 정도는 진심에서 우러나온 말 일 수도 있다. 요컨대 성공의 열쇠는 7할의 운을 이해하고 관리하는 데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운을 관리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운을 관리하는 방법은 누구나 직관적으로 알고 있는 ‘대수의 법칙’을 따르는 것으로 시작된다.
주사위 게임 실험을 예로 들어보자. 게임 규칙은 주사위를 한 번 던지는데 먼저 3만원을 내고, 주사위를 던진 뒤 나온 숫자에 1만원을 곱한 금액을 돌려받는 것으로 가정하자. 주사위를 던지면 1부터 6까지의 숫자가 나올 수 있고, 각각의 확률이 동일하게 6분의1이므로 돌려받는 기대 금액을 계산하면 3만5,000원이 된다. 참여금액(3만원)보다 기대금액이 큰 만큼 확률적으로 참여자에게 유리한 게임이지만, 실제로는 실험 참가자 가운데 70% 이상은 게임 참여를 기피한다고 한다.
그러나 미리 3만원 내는 것은 같지만, 주사위를 10번 던져 나오는 숫자의 평균값에 1만원을 곱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실험결과 대부분 사람이 게임에 기꺼이 참여하는데, 이는 주사위를 여러 번 던지면 그 결과가 평균에 가까워 진다는 ‘대수의 법칙’을 직관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즉 대수의 법칙에는 ‘우연히 발생한 사건이 반복되면 그 효과가 서로 상쇄된다’는 진리가 숨겨져 있는 것이다.
살다 보면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듯이 운이 반복되면 운끼리 상쇄돼 결국 그 효과는 제로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노력은 그렇지 않다. ‘운칠기삼’이 10회 반복되면 ‘운삼기칠’이 되고, 100회 반복되면 운의 효과는 아주 작아지고 대부분 노력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주식 투자에서 ‘대수의 법칙’을 이용하는 방법은 포트폴리오 이론이 제시하는 대로 분산투자 하는 것이다. 한 종목에만 투자하지 말고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하거나, 한 종목을 사더라도 시간을 쪼개서 투자하는 방법이다. 실제로 한 종목만 투자하더라도 동일 기준에 의해 10년 동안 꾸준히 투자하면 성공 투자로 이어진다는 것은 경험적으로 증명이 된 상태다. 대표 사례가 워렌 버핏의 경우인데 그는 종목 분산보다 시간 분산에 집중해 세계적인 부자가 됐다.
고등학교 때 ‘운칠기삼’의 반대말로 ‘우공이산(遇公移山)’이란 사자성어를 배웠다. 어리석은 영감이 산을 옮긴다는 뜻으로 묵묵히 노력하면 큰 성과를 만들어 낸다는 의미다. 그런데 지금 다시 되새겨보니 ‘우공’은 결코 어리석지 않았다. 그는 ‘운칠기삼’의 인생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푸르덴셜 자산운용 퀀트리서치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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