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수와 변호사 등 지식인의 리더십이 주요 사회집단 중 가장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교수 등 지식인들이 공공부문의 리더로 발탁되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상당히 의외의 결과다.
20일 서울대 리더십센터가 전ㆍ현직 정부관료, 기업인(CEO), 대학교수 등 사회 각 분야 30명을 상대로 조사한 리더십지수 측정결과에 따르면, 대학교수 변호사 회계사 언론인으로 구성된 지식인 집단의 리더십지수가 1,200점 만점에 310.70으로 조사 대상 5개 표본집단 중 최하위였다. 1위를 차지한 관료집단(384.30)보다 70점 이상 낮았다.
센터는 리더의 기본소양과 조직활동역량, 미래지향성 등 총 31개 지표로 리더의 역량을 평가하는 ‘공공 리더십지수(PLI)’를 개발해 정치인, 관료, 기업인, 지식인, 비정부기구(NGO) 활동가 등 5개 표본집단을 대상으로 점수를 비교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22일 센터 창립 1주년 기념식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세부지표에서 지식인은 ‘초연과 용기’, ‘상황맥락지능’, ‘정책수립능력’, ‘집행력’(결과중시), ‘미래지향성’, ‘위임’ 등에서 낮은 점수를 기록한 반면, ‘표현력’, ‘타인과 자신에 대한 이해’, ‘지지획득능력’, ‘관계성’, ‘열정’ 등에선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김광웅 서울대 리더십센터 상임고문은 “이번 연구결과로 미루어 보았을 때 지식인 계층은 위임과 공공성, 인내 등 공직자에 필요한 자질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 재학생 70여명을 대상으로 같은 조사를 한 결과 이공계열 학생의 리더십이 300.31점으로 인문사회계열(266.98)보다 30점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공계 학생들은 ‘고객지향’, ‘협상력’, ‘미래지향성’, ‘상상력’ 등에서 더 뛰어났고, 인문사회계열은 ‘표현력’, ‘정책수립능력’, ‘지지획득능력’, ‘관계성’ 등에서 비교적 우수한 것으로 나왔다.
김 명예교수는 “PLI는 인물의 자질과 능력, 성향을 적극적이고 직접적으로 측정한 것”이라며 “본인이 취약한 능력과 자질을 적극 훈련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사회 각계각층에 적합한 인재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지원 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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