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워싱턴 리포트] 감정싸움… '여우'에 못 당하는 백악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워싱턴 리포트] 감정싸움… '여우'에 못 당하는 백악관

입력
2009.10.20 22:41
0 0

백악관과 미국의 대표적 보수 TV 채널인 폭스뉴스의 '막말싸움'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폭스뉴스가 무리한 잣대로 버락 오바마 행정부를 비판하는 것에 대한 반론도 있지만, 국정현안에 집중해야 할 백악관이 언론기관을 상대로 귀중한 시간과 행정력을 낭비하는 것이 적절한가 하는 점이 주조를 이룬다. 특히 지금처럼 진보와 보수 간 균열이 심각한 상황에서 언론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득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많다.

중립적 정치분석가인 데이비드 저겐은 19일 CNN 방송에서 "백악관이 필요치 않은 싸움에 말려들고 있다"며"유권자들에게 폭스뉴스는 여러 보수의 하나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백악관에 대한 부정적 기류는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유세 때 밝힌 공약과도 관계가 있다. 당시 오바마 후보는 첨예하게 갈린 파당적 논쟁을 극복하는 지도자상을 캠페인 모토로 제시했었다.

뉴욕타임스의 데이비드 카 미디어 칼럼니스트는 "미디어와 전쟁을 벌여 이긴 정권의 역사는 내가 지금 말하는 문장보다도 짧다"며 "지금 이 싸움의 승자는 폭스뉴스일 뿐"이라고 말했다. 백악관과의 갈등 이후 폭스뉴스의 시청률은 20%이상 급상승했다.

백악관은 현실적으로 폭스뉴스가 갖고 있는 매체 영향력을 우려한다. 폭스뉴스는 경쟁 케이블 매체인 CNN이나 MSNBC보다 훨씬 많은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다.

폭스뉴스는 백악관이 총력을 다해 맞상대해 오는 것이 싫지 않은 모습이다. 폭스뉴스를 소유하고 있는 뉴스코퍼레이션의 루퍼트 머독 회장은 최근 정례 주주총회에서 '폭스뉴스가 백악관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애니카 던 백악관 공보실장의 말을 인용하면서 "이 때문에 우리의 시청률이 엄청나게 올랐다"고 반색했다.

폭스뉴스는 백악관에 대한 공세의 수위를 한껏 끌어올릴 태세이다. 폭스뉴스는 이날 오바마 선거유세 당시 던 공보실장이 "미디어를 통제하겠다"고 한 비디오를 입수해 방영했다. 던 실장의 발언은 오바마가 대중과 직접 소통, 미디어가 취지를 왜곡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뜻이었으나 결과적으로 폭스뉴스에 좋은 공격 호재를 제공한 셈이 됐다.

데이비드 액설로드 백악관 선임고문은 18일 ABC 방송에서 "폭스뉴스는 뉴스가 아니다"고 말했다. 람 이매뉴얼 백악관 비서실장은 CNN 방송에 "폭스를 뉴스로 대우해서는 안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폭스뉴스는 "아직 다른 4개 메이저 TV 네트워크 어느 곳에서도 폭스뉴스를 백악관 풀기자단에서 빼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적이 없다"고 응수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