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안전공사는 신이 내린 직장이 아니고 신이 버린 직장이다. 나중에 사장 한번 해보라. 눈물 날 정도로 힘들다.”
임인배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이 20일 국회 지식경제위 국정감사 자리에서 한 말이다. 임 사장의 이 같은 고압적 답변 태도 때문에 평소 모범 상임위로 꼽혀온 지경위는 이번 국감 기간 첫 파행을 겪었다.
한나라당 3선 의원 출신인 임 사장은 이날 재선인 민주당 주승용 의원이 지난해 감전사고 현황 등에 대한 자료 미제출을 문제삼자 “감전사고 통계는 일일이 확인해야 해서 자세한 건 모른다”고 잘라 말했다.
임 사장은 주 의원이 재차 문제를 제기하자 “답변하면 될 것 아니냐”며 실무자에게 마이크를 넘기는 동작을 취했고, 주 의원이 자신의 답변을 제지하려고 할 때는 아예 “(질의) 시간에 안 들어가니까 들어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정장선 지경위원장은 임 사장이 주 의원과 자신의 제지에도 발언을 계속 이어가자 감사를 중단했다가 10여분 뒤에 속개해 다른 기관에 대한 국감을 진행했다. 지경위는 전기안전공사에 대한 국감은 추후에 다시 진행키로 했다.
민주당 우제창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의회를 무시하는 현 정권의 정치철학을 보여준 사건”이라며 “일벌백계 차원에서 26일이나 내달 3일 임 사장 해임권고 결의안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쓸데없이 분란을 일으킨다”는 볼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장재용 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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