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처음 소개되는 라이선스 뮤지컬들이 쏟아진다. 브로드웨이의 두 무비컬(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와 '웨딩싱어', 체코 뮤지컬 '살인마 잭'이 대표작이다.
대형 창작뮤지컬도 잇달아 무대에 오르고 있어, 이들 초연 라이선스 뮤지컬과 함께 치열한 경쟁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작품을 취향대로 골라볼 수 있는 기회, 신작을 살펴본다.
■ 브로드웨이 최신작 '금발이 너무해'
등장인물 성격·직업을 음악으로 표현
그룹 소녀시대 멤버 제시카와 미스코리아 출신 이하늬, 탤런트 김지우가 캐스팅돼 주목받는 '금발이 너무해'는 2007년 4월 뉴욕 팰리스시어터에서 처음 소개된 최신작이다. 리즈 위더스푼 주연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1990년대를 배경 삼아 금발머리 처녀가 '금발은 무식하다'는 선입견을 깨나가는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다. 브로드웨이의 주관객층은 40대지만 이 작품은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미국 케이블 채널 MTV가 'The search for ELLE WOODS'('금발이 너무해'의 주인공 엘 우즈를 선발하는 리얼리티 쇼)를 방영, 젊은이들의 관심을 끌어내 성공을 거뒀다.
엘 우즈는 팝, 캘러핸 교수는 전통재즈를 노래하는 등 등장 인물의 성격과 직업을 표현하는데 음악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트렌디한 '어번 댄스(urban dance)'가 흥을 돋운다.
배우 전수경,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리드 보컬 김종진이 출연하며 훈련된 치와와 '고돌이'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도 관심거리다. 서울 코엑스 아티움에서 11월 14일~2010년 3월 14일.(02)738-8289
■ 1980년대 완벽 재현한 '웨딩싱어'
반짝이 의상 등 중년관객의 향수 자극
동명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원작으로, 결혼식 파티 가수 로비 하트와 낭만적인 사랑을 꿈꾸는 식당 종업원 줄리아 설리번이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 과정을 그렸다.
'웨딩싱어'는 2006년 브로드웨이 공연 당시 음악, 배경 등에서 1980년대 냄새를 물씬 풍기는 독특한 작품으로 평가 받았는데, 실제로 디스코 음악과 뽕 들어간 반짝이 의상 등이 중년 관객의 향수를 자극한다.
뮤지컬 평론가 조용신씨는 "주크박스 뮤지컬의 쉬운 길을 걷지 않고, 1980년대 음악을 새로 작곡하면서 통일성을 살린 것이 장점이자 한계"라면서 "국내 공연에서는 배경보다 배우들의 러브라인 등 드라마에 집중해야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랜만에 뮤지컬 무대로 돌아온 황정민, 박건형이 로비 하트 역을 맡는다. 방진의, 윤공주, 박정표 등 실력파 배우도 대거 출연한다. 서울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11월 27일~2010년 1월 31일. (02)501-7888
■ '삼총사'에 이은 체코 뮤지컬 '살인마 잭'
초호화 캐스팅… 대본을 한국식으로
안재욱, 신성록, 김무열, 유준상, 민영기, 김원준, 최민철, 김법래….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하는 '살인마 잭'은 국내에서 두번째 공연되는 체코 뮤지컬이다. 1888년 런던에서 매춘부를 연쇄 살해한 정신질환자 잭 더 리퍼의 실화를 그렸다. 음악은 원작을 살렸지만, 대본 등에는 과감하게 칼을 댔다. 한국 작품보다 특별히 뛰어나다고 할 수 없는 체코 뮤지컬을 수입한 가장 큰 이유는 이렇듯 한국식으로 수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로열티가 브로드웨이 작품보다 적은 것도 이점. 조용신씨는 "체코 뮤지컬은 독일 등 유럽의 다른 나라 뮤지컬에 비해 밝은 느낌을 준다"며 "텍스트는 고전적이지만, 록 등 다양한 음악을 사용해 퓨전화를 이룬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극은 다니엘이 연인 글로리아에게 장기를 이식해주기 위해 잭과 살인을 도모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 후 양심에 가책을 느낀 다니엘은 함정 수사에 동조하지만 살인자는 묘연하기만 하다. 서울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11월 13일~12월 13일, 2010년 1월 8일~31일. (02)764-7858
김혜경 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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