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한 측근에게 "북한 내부의 통치용 선전ㆍ선동은 모두 거짓이며, 북한이 국제적 천덕꾸러기임을 잘 알고 있다"고 고백했다고 미국 외교전문지 폴린폴리시(FP)가 20일 보도했다.
FP는 "김 위원장은 CNN을 보고 인터넷에 접속하며 자신과 북한이 처한 상황을 냉정한 눈으로 보고 있다"며 "그의 입장을 고려할 때 김 위원장은 미친 사람도, 스탈린식 독재자도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북한이 처한 상황이 그를 '미친 사람'으로 몰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덩샤오핑(鄧小平)은 통치권에 대한 위협을 받지 않고도 홍콩과 대만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고, 구 소련도 페레스트로이카로 개혁ㆍ개방을 추진했지만, 김 위원장은 경제강국으로 성장한 한국과 대치한 상황에서 목숨을 걸지 않고서는 개방이 불가능하다고 FP는 밝혔다.
FP는 특히 김 위원장이 동유럽 개방시기에 민중봉기로 처형당한 루마니아의 독재자 니콜라이 차우세스쿠의 처형장면이 녹화된 비디오를 자신의 부하들과 돌려보며, 마음을 다잡았을지도 모를 일이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사망한 뒤 통치권을 넘겨받을 3남 김정은도 같은 고민에 봉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FP는 이런 이유로 북한은 끊임없이 움츠러들 수 밖에 없고 또 국민들을 통제하는 경찰 국가로 남아 있다며 따라서 국제사회에서 큰 소리를 치고 내부 통치력을 다질 수 있는 핵무기 개발 카드를 결코 포기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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