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TV(IPTV) 시장도 통신업체들의 지나친 마케팅 경쟁으로 과열되고 있다. 수십 만원대 보조금은 물론이고 최대 1년치를 무료 제공하고 있다. 결국 별다른 혜택없이 이용료를 내는 가입자만 억울하게 됐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통신업체들의 뜨거운 마케팅 경쟁이 휴대폰, 초고속 인터넷에 이어 최근 IPTV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IPTV는 실시간 방송 가입자가 100만명을 넘어서며 본격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그러나 이면에는 수십 만원대 보조금 지급, 최대 1년치 무료 제공 등 도를 넘어선 사은품이 횡행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공격적으로 움직이는 곳은 KT와 LG파워콤. KT는 올해 IPTV 가입자 100만명 돌파를 위해 신규 가입자 확대 및 해지자 방어에 적극적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신규 가입자에게 30만~40만원대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고, IPTV 신규 가입이나 해지 요구시 8~12개월치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KT는 8월에 78만5,000명이었던 IPTV 가입자가 지난달 90만7,000명으로 12만명 이상 급증했다.
LG파워콤은 일부 지역에서 초고속 인터넷과 LG데이콤의 IPTV, 인터넷전화(VoIP)를 함께 이용하는 신규 가입자들에게 20만~40만원대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특히 LG파워콤은 내년 LG그룹 통신 3사의 통합 법인 출범을 앞두고 보조금 공세를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LG데이콤의 IPTV 가입자는 8월에 24만8,000명에서 지난달 27만2,000명으로 뛰었고, LG파워콤의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역시 8월에 244만명에서 지난달 246만명으로 증가했다.
반면 SK브로드밴드는 보조금 대응이 늦어져 IPTV 가입자를 빼앗겼다. 일부 지역에서 초고속 인터넷과 IPTV를 함께 신청하는 가입자들에게 20만~40만원대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으나 IPTV 가입자가 8월에 81만6,000명에서 지난달 80만9,000명으로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줄어 들었다.
이런 과열 마케팅을 견디다 못한 업계에서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에 시장 혼탁을 이유로 민원을 제기했고, 방통위에서는 해당 업체들에게 서면으로 시정을 촉구하기도 했으나 당분간 이를 둘러싼 과열양상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투자 촉구 등 IPTV 가입자 확대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여기에 연말 실적까지 겹쳐 시장이 과열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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