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운명의 한국시리즈 3차전. SK는 지난 2007년 두산에 2패 후 역전 우승을 거뒀던 짜릿한 기억을 떠올렸고, KIA는 우승을 향한 9부 능선을 넘을 수 있는 기회였다. 결과는 SK의 반격. SK 선발 글로버는 주무기인 포크볼을 앞세워 4와3분의2이닝 동안 KIA 타선을 노히트노런으로 묶었고, KIA 선발 구톰슨은 모처럼 만의 실전 등판에서 감각을 찾지 못하고 2이닝 만에 4실점으로 무너졌다.
분위기 반전에 실패한 KIA
경기 흐름은 크게 두 차례 끊겼다. 첫 번째는 비, 두 번째는 벤치 클리어링이었다. 구톰슨의 난조 속에 먼저 2실점한 KIA는 계속된 무사 1ㆍ3루 위기를 맞은 2회말 반가운 소나기를 만났다. 8분 만에 경기는 재개됐지만 구톰슨은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다. 비 때문에 공격 흐름이 끊긴 SK로서는 불안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KIA는 공격에서 반전에 실패했다.
4회에도 서재응과 정근우의 시비로 비롯된 벤치 클리어링이 있었지만, 서재응만 분을 참지 못하고 흔들렸다. 3회 등판해 호투하던 서재응은 정근우와의 신경전 이후 5회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SK 5번 최정과 6번 정상호에게 연달아 몸에 맞는 볼을 던지고 강판됐다. 마운드를 이어받은 한기주가 2점을 더 내줘 서재응의 실점은 4점으로 늘어났다.
추위에 강한 SK
갑자기 찾아 온 강추위 속에 두 팀 수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KIA 구톰슨은 0-1로 뒤진 2회 무사 2루에서 SK 박재홍의 번트 타구를 잡아 3루에 던졌지만 주자와 타자를 모두 살려주고 말았다. 타이밍도 늦었고, 송구도 정확하지 않았다. 반면 SK는 4-0으로 앞선 4회 무사 1루에서 KIA 김원섭의 우익 선상으로 빠질 듯한 타구를 1루수 박정권이 호수비로 막아냈다. 계속된 2사 만루에서도 이재주의 파울플라이를 SK 포수 정상호가 몸을 날려 잡았다.
야구의 특성상 기온이 뚝 떨어지면 가만히 있는 수비수들의 움직임은 둔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난 2년간 두산과 한국시리즈를 치르면서 추위에 단련된 SK 선수들은 노련했고, KIA 선수들은 추위를 극복하지 못했다.
인천=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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