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인 오은선(43ㆍ블랙야크) 대장이 여성으로서는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 이상 14개좌 완등을 위해 마지막 관문인 안나푸르나(8,091m) 등정에 나섰으나 결국 포기했다.
19일(한국 시간) 후원 업체인 블랙야크에 따르면 오 대장은 이날 오전 11시께 전진 캠프(해발 5,100m)에서 무전을 통해 "폭설과 강풍으로 루트 파악이 어렵고 대원들의 안전도 고려해야 해 이번 안나푸르나 등반을 접고 베이스 캠프(해발 4,200m) 로 귀환하겠다"며 "베이스 캠프에서도 조만간 철수해 귀국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때를 기다릴 줄 아는 지혜와 열정이 있다면 기회는 반드시 다시 온다"며 재도전 의지를 밝혔다고 블랙야크측은 전했다.
오 대장은 이틀 전 베이스 캠프를 출발해 전진 캠프에 도착했으나, 정상 부근에 초속 30~40m가 넘는 강풍이 몰아치는 등 기상 상황이 악화해 발이 묶였다. 그는 18일에도 베이스 캠프 철수 의사를 비쳤다가 하루를 더 기다려보기로 했으나 악천후가 계속돼 결국 꿈을 접었다.
이제 히말라야는 겨울에 접어들어 더 이상 등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오 대장의 8,000m 이상 14좌 완등 도전은 내년 초에야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오씨는 이번 주 내로 베이스 캠프의 장비를 모두 정리하고 다음주 중 귀국할 예정이다.
오 대장은 이번 도전에서 실패했지만 여성 최초 14좌 완등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경쟁자인 에두르네 파사반(36·스페인)은 시샤팡마(8,027m)와 안나푸르나 2개를 남기고 있고, 또 다른 경쟁자인 게를린데 칼덴브루너(39·호주)도 에베레스트(8,848m)와 K2(8,611m)를 남겨뒀다.
이성원 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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