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ㆍ적금 가입과 내 집 마련은 지금이 적기다.""투자 자산은 부동산에서 펀드로 옮겨라."
최근 자산시장을 둘러싼 투자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8개월간 사상 최저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해 온 한국은행이 최근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급등하던 주식은 코스피지수 1,700을 기점으로 조정기에 접어들었다. 여기에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꿈틀거리던 부동산 시장은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 확대로 상승세가 꺾였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시장이 바뀐 만큼 투자 전략도 바뀌어야 한다고 주문한다. 김인응(우리은행) 이관석(신한은행) 이주열(국민은행) 김한성(하나은행) 강민구(기업은행) 등 5대 시중은행 재테크 고수들로부터 향후 자산운용 전략을 들어봤다.
예금: 단타는 그만, 1년 이상 예금에 맡겨라
3개월 전만 하더라도 재테크 팀장들은 금리인상 시기를 기다려 예금은 무조건 짧게 굴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이제 단기보다는 6개월 이상 중기 이상에 돈을 묻어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기준 금리는 동결됐지만 실세 예금 금리는 이미 금리인상을 반영해 최대 5%대로 오른 만큼 충분히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관석 팀장은 "현 예금 금리는 역대 평균으로 봤을 때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다"며 "기준 금리를 올리더라도 예금 금리가 더 이상 상승할 여력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김한성 팀장도 "향후 3개월짜리 예금으로 금리인상 부분을 모두 가져간다 해도 지금 1년짜리 예금을 드는 것이 훨씬 수익이 높다"며 "예금은 최소 6개월 이상 운영해 수익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펀드 : 국내 우량주, 브릭스, 원자재에 나눠라
주식 시장이 조정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주식형 펀드는 가장 유망한 투자 대상. 향후 2~3년 간은 경기가 회복국면으로 접어드는 것이 확실한 만큼 조정기에 분할매수를 하든지, 적립금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가장 유망한 펀드로 꼽힌 것은 국내 대형주 위주의 성장형 펀드. 김인응 팀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에서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표기업들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들이 경기회복 국면에서 성장성이 더욱 돋보일 것이 분명한 만큼 관련 펀드를 분할 매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김한성 팀장은 "국내 장기적립식 펀드를 올해 안에 가입해 소득 공제 혜택까지 노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외 펀드로는 브릭스 관련 펀드와 원자재 관련 펀드를 추천 1순위로 올렸다. 강민구 팀장은 "러시아를 제외한 중국 인도 브라질은 향후 세계 경기 회복을 주도할 것"이라고 했다. 또 원자재 관련 펀드는 브릭스 국가들의 경기회복에 따라 원자재 수요가 급증과 경기 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겨냥한 것으로 5명의 재테크 팀장이 이구동성으로 추천했다. 다만 이주열 팀장은 "해외펀드 비과세 혜택이 올해로 사실상 종료됨에 따라 해외 펀드 비중은 전체 펀드의 40% 이내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부동산 : 투자용은 NO, 내 집 마련이면 YES!
부동산에 대해서는'내 집 마련 이외에 아파트 매입은 삼가라'는 게 절대 다수의 의견이었다. 이관석 팀장은 "저출산과 고령화로 기존 아파트는 물론 규제가 심한 재개발 아파트도 평균 이하의 재테크 수단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 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들에게는 오히려 지금이 호기라는 의견이 대세였다. 김인응 팀장은 "정부가 싼값에 제공하는 보금자리 주택을 중심으로 최근 신규분양 아파트는 무주택자들에게 좋은 기회인 만큼 적극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또 강민구 팀장도 "아파트 가격이 내년 초까지는 안정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실수요자라면 지금도 나쁘지 않다"고 했다.
만약 그래도 부동산에 투자를 한다면 역세권 상가나 오피스 등 수익형 부동산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나마 시세 차익보다는 노후를 위해 예금금리 이상의 임대수익(상가)을 노리거나 10년 이상 장기 투자(토지)가 가능하다는 전제하에서다.
■ 금리·주식·부동산 시장 급변… 전문가 5인이 말하는 재테크 전략은
1. 금리인상, 더 이상 기다리지 마라.
-기준금리 동결됐지만 현 시장 금리는 이미 금리인상 반영돼 충분히 높은 수준이다.
2. 예금은 최소 6개월 이상 중장기로 가입하라.
-회전식, 3개월짜리 짧은 예금금리 수익성 6개월보다 못하다.
3. 펀드는 우선 국내 우량주 주식형을 타깃으로 분할 매입하라.
-국내 대표업종은 금융위기를 계기로 세계적인 경쟁력 검증을 받았다.
4. 해외펀드는 브릭스에 집중하라.
-향후 세계 경기 회복은 중국과 브라질, 인도 등 브릭스 국가들이 주도한다.
5. 인플레이션 대비하려면 원자재 펀드를 편입하라.
-경기회복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원자재 가격이 뛸 수밖에 없다.
6. 국내 펀드와 해외펀드 비율은 7대3 또는 6대4가 최적의 포트폴리오다.
-환매 등 신속한 대응을 하려면 잘 아는 분야에 투자하라. 해외펀드 비과세 혜택 폐지도 고려 해야 한다.
7. 이제 일반이든 재건축이든 아파트는 더 이상 투자용이 아니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아파트 수요가 떨어져 아파트를 통한 자산 레버리지 효과 크게 줄어든다.
8. 실수요자라면 지금이 내 집 마련의 적기다.
-보금자리주택 공급과 유망지역 분양이 쏟아지고 있는 지금은 무주택자에게는 좋은 기회다.
9. 부동산에 미련이 있다면 역세권 상가를 주목하라.
-다만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자 수익이 아니라 임대 수익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라.
시중 5대은행 대표 PB
*김인응 우리은행 재테크 팀장
*이관석 신한은행 재테크 팀장
*이주열 국민은행 인천 송도센터 PB팀장
*강민구 기업은행 서울 도곡센터 PB팀장
*이한성 하나은행 PB팀장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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