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거를 치를 예산으로 차라리 어려운 서민들을 도와줬으면 좋겠어요."
19일 안산 상록구 성포동 스타프라자 사거리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박모(45)씨에게 28일 실시되는 안산 상록을 재선거에 대해 묻자 차가워진 날씨만큼이나 싸늘한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정부와 여당은 경제가 회복 중이라고 말하지만 전혀 피부에 와 닿지도 않고, 민주당은 반대만 일삼는 것 같아 미덥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야는 너나없이 '민생'을 외치며 주민들의 표심 잡기에 여념이 없었다. 각 후보들은 어둑어둑한 새벽부터 한대앞역과 상록수역 등 전철역 주변에 나와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눈도장을 찍느라 바빴다. 역 주변에서 만난 시민들은 "선거에 별로 관심이 없다"면서도 "여야 후보가 백중세인 것 같아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택시기사 송모(39)씨는 "재보선이 원래 정부여당을 심판하는 선거 아니냐"며 "야당이 근소한 차이로 승리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상록수역 인근에서 부동산업을 하는 정모(42)씨도 "안산에는 전라도와 충청도 출신이 많아서 민주당 김영환 후보가 다소 앞서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무소속 임종인 후보의 지지율도 만만치 않아 야권이 후보단일화를 하지 않으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야권의 '정권 심판론'에 대해 식상하다는 반응도 일부 있었다. 한대역 부근에서 만난 한모(70)씨는 "야당 후보들의 유세를 들어보면 정부의 4대강 사업을 비판하는데 제대로 시작하지 않은 사업을 가지고 말꼬리 잡는 것 같다"며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할 때에도 야당이 비판했지만 결과적으로 잘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성포동에 거주하는 40대 주부는 "지역 상권에 도움이 되는 신안산선을 확정하기 위해선 여당 후보를 밀어야 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
복지 정책에 대한 주문도 있었다. 상록구 보건소에 독감 예방주사를 맞으러 온 김모(75)씨는 "차비를 들여서 보건소를 찾았더니 백신이 입고되지 않아 3일 뒤 다시 오라고 한다"며 "이 참에 노인 복지를 내세운 후보를 지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여야 후보들은 이런 주민들의 요구에 대해 자신이 적임자라고 자처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송진섭 후보는 이날 스타프라자 사거리 유세에서 "신안산선 확정을 위해서는 여당 후보가 대통령과 정부의 도움을 받기에 적격"이라며 "인근 반월, 시화 공단에 대기업을 유치해 지역 경제를 일으키는 데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 김영환 후보는 월피동 다농사거리 유세에서 '치과의사' 출신이라는 전문성을 내세워 "4대강 예산을 삭감해 노인에게 무료 틀니를 해 주도록 복지 예산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도 '견제론'을 내세워 김 후보 지지를 당부했다.
무소속 임종인 후보는 이날 오후 월피동 광덕시장에서 유세를 갖고, '반MB 전선의 적임자' '진정한 서민의 벗'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자유선진당 장경우 후보는 이날 신안산선 유치와 안산공단까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의 노선 연장 등의 공약을 제시하며 표심 잡기에 나섰다.
안산=김회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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