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동부하이텍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사재 3,500억원을 출연키로 했다.
19일 동부그룹에 따르면 김 회장은 3,500억원으로 동부메탈 지분 50%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대주주가 책임을 지고 동부하이텍 구조조정에 앞장서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동부하이텍의 유동성 문제가 그룹 전체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키 위한 조치로 보인다.
이 발표로 산업은행과 동부그룹 사이에 진행되던 동부메탈 매각 협상은 사실상 결렬됐다. 산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연말까지 지급이자 없는 자금 9,000억원을 유치한다는 대주단과의 약정을 지킬 수 있다면 반드시 동부메탈을 외부에 매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까지 동부하이텍은 4,300억원의 자구안을 마련했으므로, 김 회장의 사재 3,500억원을 합쳐 모두 7,800억원의 자구책을 이행한 상태다. 나머지 자금은 동부메탈의 잔여지분 상장과 동부하이텍의 농업부문 분사 매각 등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동부 관계자는 "현재 1조9,000억원에 이르는 동부하이텍 반도체 부문의 차입금을 이른 시일 내 4,000억원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말했다.
동부하이텍은 2007년 말 산업은행 등 대주단으로부터 빌린 1조2,000억원의 신디케이트론 만기를 2012년까지 5년 연장하는 대신 올해 말까지 9,000억원의 자구책을 마련키로 약정을 맺었다. 이를 위해 동부하이텍은 알짜 자회사인 동부메탈을 산은 구조조정펀드(PEF)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해왔지만 가격 조건 등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한편 이날 발표로 동부하이텍 주가는 가격제한 폭까지 급등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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