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19일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어떤 기회에도 북한과 만나서 남북관계 진전, 핵 문제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 세미나에 참석, 최근 미국 측 브리핑으로 논란이 됐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이명박 대통령 평양 초청' 문제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 일을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이 같이 말했다.
유 장관의 발언은 정부의 남북정상회담 관련 기본 입장이긴 하나 계속되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상회담 의지를 밝힌 것이어서 주목된다.
유 장관은 연설에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진정성 여부는 북한이 비핵화 논의에 얼마나 성실히 응하느냐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핵무장한 북한과 협력하며 공존하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에 대북정책의 주안점은 비핵화에 둘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또 "한국은 북한의 핵실험 등 도발적 행위에 대한 유엔 안보리 제재를 이행해 나가는 한편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수 있도록 대화의 문을 열어놓는 투트랙 접근법(two-track approach)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북측이 보이는 유화적 조치들이 핵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태도 변화에 따른 것이라고 판단할 근거는 아직 없는 상황"이라며 "북한측의 가시적인 비핵화 조치가 없는 한 안보리 제재가 계속돼야 한다는 데 (6자회담 참가국 중 북한을 제외한 5자가) 입장을 같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 장관은 그러면서도 "북한이 핵 포기 결심을 보여주면 우리 정부는 적극적으로 이에 호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그랜드 바겐' 제안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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