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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환 기자의 증시 프리즘] 명심보감의 小富由勤(소부유근) 개미들을 위한 가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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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환 기자의 증시 프리즘] 명심보감의 小富由勤(소부유근) 개미들을 위한 가르침

입력
2009.10.19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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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상님들이 바른 마음가짐을 가지려고 애독했던 명심보감(明心寶鑑)에 시대를 초월하는 투자원칙이 담겨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대부분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엄연한 사실이다. 바로 '대부유천(大富由天) 소부유근(小富由勤)'이라는 구절인데, 말 그대로 '큰 부자는 하늘이 내고 작은 부자는 근면이 낸다'는 뜻이다.

실제로 '대부유천'은 세계 금융계를 주름잡고 있는 로스차일드 가문이나, 고 이병철ㆍ정주영 회장 등의 사례를 통해 충분히 입증됐다.

로스차일드 가문은 대부분 사람이 워털루 전투에서 나폴레옹의 승리를 점칠 때 휴지조각이나 다름 없는 영국 국채를 사모아 '거부의 기틀'을 마련했다. 삼성과 현대그룹의 창업자도 세계 2차대전과 한국전쟁 등 비극적 상황에서 과감한 도전으로 부를 일궜다.

그러나 기자는 일반인에게 더 중요한 것은 '소부유근'이라고 생각한다. 이 대목에서 독자들은 의아해 할 것이다. '나처럼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없는데, 난 왜 작은 부자가 아닐까.' 결론부터 말하면 스스로 그렇게 생각할 뿐 실제로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회사 일에는 열심이지만 주식 투자에 관한 한 부지런하지 않은 게 부자가 못 되는 가장 큰 이유다. 서울 강남의 한 증권사 지점장은 "부자와 일반 고객의 가장 큰 차이는 얼마나 자주 전화로 문의하느냐가 다르다"고 말했다. 주인이 방치하는 돈보다는 애지중지 관리하는 돈의 수익률이 훨씬 높다는 얘기다.

투자 고수의 투자법 역시 알고 보면 별개 아니다. 대신증권 구희진 리서치센터장에 따르면 싱가포르에서 솜씨 좋기로 유명한 한 펀드 매니저의 비결은 매일 아침 자기 집 창문을 여는 것이다.

이 펀드매니저의 집에서는 싱가포르 항구가 내려다 보이는데 부두에 쌓인 컨테이너의 개수가 중요한 투자지표다. 컨테이너가 물동량의 지표인 만큼 현재의 경기 상황을 정확히 반영한다는 것이다.

또 어떤 고수는 한국일보를 투자 지표로 삼는다. 기사도 중요하지만 기사 밑의 광고를 보고 경기를 판단하는 식이다. 대부분 업체가 경기 여건에 따라 가장 탄력적으로 조절하는 게 광고비 지출이기 때문이다.

대기업 납품업체 종사자 가운데도 숨은 고수가 꽤 있다. 발주 규모를 통해 해당 대기업의 1, 2개월 후 매출동향을 미리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 개월간 주가가 올랐으나 여전히 개인은 소외됐다는 푸념이 나온다. 그러나 스스로 소외됐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자신부터 돌이켜 보는 게 좋을 듯하다.

소문만 믿고 무턱대고 투자했다면, 1년간 포기했던 펀드가 원금을 회복하자 환매를 생각하고 있다면, 재테크에 관한 한 게을렀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명심보감에 따르면 세상은 게으른 자에게는 조그만 부도 허용치 않는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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