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경마장에서 인출되는 현금서비스 금액이 1,000억원이 훨씬 넘는다. 대부분 경마에 '베팅'할 돈을 찾는 것일 텐데, 결국 이자가 연 20%를 넘나드는 고금리 빚을 내서 경마를 즐기는 이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19일 한나라당 정해걸 의원이 한국마사회 등으로부터 제출 받은 국감 자료에 따르면 과천ㆍ부산ㆍ제주 등 경마장과 장외발매소 32곳에 설치된 현금지급기에서 올 들어 9월까지 인출된 현금서비스 금액은 877억원에 달했다. 현금서비스 금액은 2005년 685억원, 2006년 728억원, 2007년 986억원, 2008년 1,208억원 등 해마다 급증하는 추세다.
정 의원은 "경마장을 찾은 이들 상당수가 자신의 돈이 아니라 금리가 연 20%에 달하는 카드사의 현금서비스를 받아서 경마를 즐기고 있다는 것"이라며 "과연 이를 건전한 레저스포츠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현금 자동화기기를 통해 출금되는 현금규모도 해마다 크게 늘어나고 있다. 2005년에는 4,908억원에 불과했지만, 2006년 7,077억원, 2007년 9,966억원, 그리고 2008년에는 1조1,585억원으로 불어났다. 올 들어서도 9월까지 8,989억원의 출금이 이뤄져 연간으로 작년보다 늘어날 것이 확실시된다.
특히 논란이 되는 것은 경마장과 장외발매소에 설치된 총 219대의 자동화기기 중 입금이 가능한 기계는 불과 7대에 불과하다는 점. 정 의원은 "배당금을 받은 고객은 입금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게 하면서 출금만 장려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