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아시아에서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람사르 당사국 총회(10월28~11월4일)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남도가 녹색성장 마스터플랜 수립과 기반 조성에 행정력을 집중, 새로운 국가과제인 '저탄소 녹색성장 1번지'구축에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김태호 경남지사는 지난해 '람사르 총회에 즈음한 경남 환경선언문'을 발표하면서 "친환경 경남, 녹색수도 경남 브랜드를 구축, 세계적인 환경 선진지역으로 도약하겠다"고 다짐한 데 이어 총회를 마친 뒤 "녹색성장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경남이 대한민국의 녹색성장 기반 구축을 선도해 나겠다"고 '포스트 람사르'구상을 밝혔었다.
이 같은 경남도의 강력한 환경정책 비전은 1년이 지난 지금 하나 둘씩 결실을 맺으면서 한층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새로운 국가 패러다임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경남 환경선언'은 ▦녹색성장 환경기반 구축 ▦그린에너지를 신 성장동력산업으로 육성 ▦포스트 람사르 추진을 위한 '친환경 경남'브랜드 구축 등 3대 전략사업을 통해 저탄소 그린에너지 산업의 동북아 중심지로 우뚝 서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우선 경남발전연구원과 공동으로 도 차원의 비전과 추진전략을 담은 '경남도 녹색성장 마스터플랜'은 올 연말 최종 확정된다.
이 마스터플랜에는 기후변화 대응 및 에너지 자립도 제고, 녹색산업 육성 및 기존 산업의 녹색화, 생활 녹색혁명 실천방안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지난 2월 신재생에너지 전담조직을 신설한 데 이어 에너지ㆍ산업ㆍ환경분야 정책을 수립할 때 녹색성장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공감대 형성을 위해 '경남녹색성장포럼'을 출범시켜 도민 참여 확대를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또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총 3만7,974㏊의 '생명의 숲'을 가꾸고 침염수림을 조성해 홍수조절과 갈수 완화, 수질정화 기능을 활용한 녹색 댐 가꾸기(284㏊) 사업도 추진키로 했다.
두 번째 전략인 그린에너지 신성장동력산업 육성 차원에서 현재 1.25% 수준인 그린에너지 보급률을 2030년까지 15%로 높이는 한편, 2015년까지 10조원 이상을 투자해 5만개 이상의 녹색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 7월 태양광, 태양열, 풍력, 조류발전, 바이오에너지, 수소 연료전지 등 자원 잠재력이 우수한 분야 기술 개발을 위해 그린에너지연구센터를 설립, 운영하고 있으며 그린에너지산업 육성조례를 만들고 그린에너지 콤플렉스 조성계획도 세웠다.
특히 지난 5월 창원에서 피날레를 장식한'제1회 대한민국 자전거축전'을 계기로 전국적으로 확산된 창원시의'자전거 특별시'프로젝트를 산업과 연계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녹색 자전거산업 육성계획도 마련했다.
도는 기계산업의 메카인 창원에 자전거 핵심기술 개발과 국내 생산기반 확충, 녹색교통 패러다임 구축을 지원하기 위해 경남테크노파크에 '경남자전거특화센터'를 건립, 2012년까지 국비 165억원, 도비 75억원, 시비 75억원 등 총 315억원을 투입해 각종 지원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공공자전거 무상공급을 통한 도내 자전거산업 육성을 위해 내년에 도내 전 읍ㆍ면ㆍ동에 '하이런 전기자전거'를 공급키로 했다.
이와 함께 포스트 람사르 구상들을 계획대로 추진하기 위해 지난 5월 '경남도 습지보전 및 관리조례'를 제정했으며 동아시아 습지허브로 육성될 동아시아람사르지역센터(PRC-EA) 경남 유치에 성공, 지난 7월 창원에서 개소식을 가졌다.
또 효율적인 습지보전을 위한 람사르환경재단도 지난 7월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도는 동아시아람사르지역센터에 이어 창녕 우포늪 습지복원 예정지역에 국가습지센터를 유치, 2011년까지 83억원을 들여 연구원과 체험시설 등을 조성, 우포늪을 지역경제 활성화와 자연환경보전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생태관광 시범지역으로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
이밖에 습지복원 및 인공습지 조성사업도 2014년까지 964억여원을 들여 생태하천 조성과 하천 환경정비, 습지생물관찰단지 등 세부사업도 연차적으로 추진된다.
■ 우포늪의 '따오기 2세' 무럭무럭
경남도가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들여온 양저우ㆍ룽팅 따오기 부부가 창녕군 우포늪에 정착한 지 6개월여 만에 번식에 성공해 탄생시킨 2세들이 건강하게 자라면서 우리 들녘에서 다시 '따옥~ 따옥~'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날이 머지 않았음을 예고하고 있다.
도는 최근 따오기 도입 1주년을 맞아 2세들의 이름을 '따루'와 '다미'로 명명했다. 따루는 따오기의 첫 글자 '따'와 하늘의 순우리말인 마루의 '루'를 합성한 것으로 세계의 하늘로 높이 비상하라는 뜻을, 다미는 많을 다(多)와 아름다울 미(美)를 합성한 말로 건강하게 자라 자연과 사람의 아름다운 조화를 널리 알리라는 뜻을 각각 담고 있다.
도는 새끼 따오기들의 발에 이름과 출생날짜, 성별 등을 적은 가락지를 끼워줬다.
도가 포스트 람사르 시책의 하나로 추진 중인 '따오기 복원 프로젝트'는 멸종위기 조류인 따오기의 생물종 다양성을 추진하고 새로운 브랜드 창출로 주민소득 증대와 습지보전에 대한 국제적 위상 제고 등을 기대하고 있다.
천연기념물 198호 따오기는 1979년 경기 문산 판문점 부근에서 확인된 이후 국내에서 자취를 감췄으며 세계적으로도 멸종위기종이다.
도와 창녕군이 2006년부터 추진해 온 따오기 복원사업은 인공번식에 일찌감치 성공한 중국과의 정상외교를 통해 본궤도에 올랐다.
지난해 5월 중국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에게 후진타오 주석이 따오기 기증의사를 표명, 같은 해 10월17일 2마리를 전세기를 동원해 창녕군 유어면 세진리 따오기복원센터로 '모셔'왔다.
이들은 워낙 예민한 조류라 극진한 대접을 받고 있다. 일반인들의 출입을 엄격히 제한하고 CCTV를 통해 다른 동물들의 공격이나 이상 징후를 24시간 감시하고 있다.
또 미꾸라지와 민물새우 등을 제공하며 영양관리에 세심한 신경을 쏟고 있으며 따오기 부부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사육사와 연구원들도 화려한 색상의 옷을 입지 않는다.
이 같은 보살핌 속에서 따오기 부부는 지난 2월 초 짝짓기에 나서 3개월만에 산란과 부화까지 성공해 5~6월 새끼 4마리를 부화했으며 이 중 2마리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복원센터측은 2013년께 50~70개체로 늘려 야생 적응훈련을 시킨 뒤 우포늪에 풀어놓아 텃새로 전환시킬 계획이다.
한편 도와 군은 따오기의 유전자 다양성 확보 차원에서 중국과 일본에서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며 이달 말 우포늪 일대를 따오기 복원 전진기지로 만들기 위해 8,400㎡에 조성된 1단계 복원센터 외에 추가로 1만1,000㎡부지에 번식 게이지와 사육게이지, 비오톱, 전시동 및 연구관리동 등을 건립하는 2단계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동렬 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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