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국 프랑스 국제 공동 연구팀이 4만 세대에 걸쳐 일어난 대장균의 진화 과정을 추적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김지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시스템연구본부 책임연구원팀이 리처드 렌스키 미국 미시간주립대 교수팀, 도미니크 슈나이더 프랑스 조셉푸리에대 교수팀과 함께 약 20년 동안 대장균을 실험실에서 배양하며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유전자 변화 속도의 증가가 환경 적응도를 높이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교육과학기술부가 18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 유명 과학 학술지 <네이처> 18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네이처>
연구팀은 2,000, 5,000, 1만, 1만5,000, 2만, 4만 세대째의 대장균을 분리해 이들의 유전자를 첨단 해독 기법으로 조상 대장균과 비교했다. 그 결과, 유전자 돌연변이가 2만 세대까지는 시간에 비례해 일정하게 증가하다가 4만 세대에서는 전체 유전자의 1.2%까지 폭증했다.
연구팀은 또 조상과 자손 대장균을 한 실험 용기에서 함께 자라게 해 어느 쪽이 환경에 잘 적응하는지를 확인했다. 실험 후 개체수가 더 많은 쪽이 환경 적응도가 높은 것인데, 진화 초기인 2,000세대까지는 자손 대장균의 개체수가 조상보다 0.5배 많았지만 이후에는 증가 폭이 점차 감소해 2만 세대 때는 2,000세대에 비해 0.34배 많은 데 그쳤다.
김 연구원은 "지금까지는 돌연변이 속도와 환경 적응도가 밀접하게 관련 있다고 생각돼 왔으나 실제로는 서로 다르게 일어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한 것"이라며 "이런 현상을 응용하면 산업 미생물의 생산 방법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장균은 이례적으로 한 세대가 20~25분 정도로 빠르게 증식하기 때문에 진화 과정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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