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어울리지 않는 조합인 봉제(한세실업)와 인터넷홈쇼핑(예스24㈜) 사업부문을 동시에 자회사로 거느린 한세예스24홀딩스가 'V-프로젝트'를 선언했다.
대주주인 김동녕 회장이 국빈 대접을 받는 베트남에서 이 나라 최초의 인터넷 쇼핑몰 사업을 시작하는 한편, 하노이 인근에 새로운 의류 생산시설을 구축키로 한 것.
한세예스24홀딩스는 최근 베트남 호치민에서 기업설명회를 갖고 이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회사측에 따르면 조만간 '한세예스24비나'(가칭)를 설립하고 11월 말께 100% 베트남어를 사용하는 현지 홈페이지를 구축해 내년부터 의류와 화장품을 취급하는 온라인 쇼핑몰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베트남 최초의 인터넷 쇼핑몰이 될 것"이라며 "2010년 이후 3년간 매년 100만달러를 투입해 2012년에는 매출액을 800만달러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세실업도 하노이에 새로운 봉제생산 시설을 구축해 2년 안에 매출액을 1조원대로 끌어 올리기로 했다. 지난해(6,638억원)와 올해(8,250억원 예상) 매출액을 감안하면 가파른 성장이 필요한데, 성장 동력을 베트남에서 찾겠다는 것이다.
이 회사가 베트남을 도약의 전진기지로 선택한 이유는 가장 익숙하면서도 우호적인 시장이기 때문. 2001년 베트남에 진출한 한세실업은 호치민 인근 구치 공장 근로자만 1만여명에 달할 정도로 베트남 최대의 섬유업체인데다가, 대주주인 김 회장은 현지 정ㆍ관계 고위 인사들과의 교분이 두텁다.
한세실업이 20일로 예정된 이명박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때 포스코, 삼성전자 등과 함께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 대표로 주요 역할을 수행하는 것도 베트남에서의 높은 위상을 반영한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베트남에서의 탄탄한 위상과 신규사업에도 불구, 이 회사의 고민은 저평가된 주가이다.
한세실업 양창욱 이사는 "OEM 업체라는 한계와 환율 하락세 때문에 주가가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매년 15% 이상의 매출 성장세를 유지하며 실적으로 증명해 보이면 의류업체 평균인 주가수익비율(PER) 8~9배 수준은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업설명회에 동행했던 대우증권 유정현 연구원은 "주가가 싼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재평가를 받으려면 내년 초는 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펀드매니저도 "한세예스24홀딩스는 상장 기업을 또다시 자회사로 거느린 구조이기 때문에 주식가치 평가에서 그만큼 디스카운트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호치민=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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