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이그 카민 지음ㆍ맹정섭 옮김, 따뜻한손 발행ㆍ280쪽ㆍ1만4,000원)
달러의 미래에 대한 의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유로, 위안 등 경쟁 화폐가 위력을 발휘하는데다 미국이 외채와 무역적자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외채 이자로만 매일 3억 달러를 지불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에는 경제 회생을 위해 달러가 무차별적으로 살포돼 그 가치가 더욱 떨어지고 있다.
이 책은 달러가 기축통화가 된 과정, 달러를 통해 돌아가는 미국 경제 및 세계 경제의 메커니즘, 미국 조폐국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역할,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외화 보유 대국의 영향력, 만성적인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자국 화폐를 포기하고 달러를 공식 화폐로 수용한 에콰도르의 경제 현장 등을 살핌으로써 제목처럼 달러의 비밀을 파헤치고 있다.
달러는 미국 내에서도 신뢰를 얻지 못하다가 1910년 연방준비제도의 창설로 정부의 공신력을 얻었으며 1970년대 금본위제 폐지로 그 수요를 세계로 확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수십년 동안 모든 화폐의 왕자로 군림해 왔다.
월스트리트저널 경제전문기자인 지은이 크레이그 카민은 달러가 다른 화폐의 위협을 받고는 있지만 세계 기축통화로서의 위상은 당분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물론 거기에는 미국의 부채와 적자에 대한 세계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달러의 역사를 통해 현대 경제의 변천과정을 살피면서, 미래 세계 경제의 흐름을 조명하고 예측할 수 있게 하는 책이다.
박광희 기자 kh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